,"최고의 자연을 자랑하는 뉴칼레도니아지만 물과 함께 즐기는 해양스포츠외에도 즐길거리는 무궁무진하다. 크기는 남한의 1/4정도밖에 안되지만 지역마다의 특성에 따라 다채로운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뉴칼레도니아의 색다른 즐거움을 찾았다.

한낮의 외출­하이킹과 카누

아침부터 서둘러 산행 준비를 했다. 산행이라고 해도 지프를 타고 올라가니 간편한 복장에 편한 신발만 신으면 준비완료. 오늘 일정은 누메아의 블루리버 파크(Blue River Provincial Park)를 탐험하는 종일투어다.

지프를 탄 후 ‘카지노’라는 대형 마트에서 먹거리를 준비해 2시간 가량을 달렸다. 구불구불 먼지길, 초록평원, 정글림같은 나무군집을 지나 공원에 도착하면 신선한 산소를 뿜어대는 정글림속에서 희귀 동식물들을 접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머리털을 공작새처럼 세우는 뉴칼레도니아의 새 ‘카구’를 만날 수도 있다. 나무들 중에서는 입구근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천년된 고목 가오리(LE GRAND KAORI)가 압권이다. 하늘을 가리고 있는 윗 가지 하나하나가 각각 보통의 나무 두께만한 가오리는 온통 나무인 이곳에서도 신비스러운 위엄을 풍긴다.

다시 차로 얼마간을 달렸을까. 자연 바비큐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릴을 놓고 구을 수 있도록 화덕이 정비돼 있으며, 제법 근사한 식탁까지 마련돼 있다. 행사를 진행하는 AP Aventure Pulson의 가이드 패트릭(Patrick VENTURA)이 사슴소시지와 양고기, 소고기 등을 굽는동안 일행들은 뒤쪽 자연 풀장으로 향했다. 물놀이 후 배꼽시계는 어김없이 배고픔을 알리고, 알맞게 구워진 소시지에 맥주 한잔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마지막 즐거움 하나 더. 1인용 카누에 노 하나 들고 잔잔한 호수를 놀래킨다. 바다로 연결될 것 같은 블루리버의 거대한 카누장은 초보자도 쉽게 움직일만큼 고요하다. ‘빨리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낮아지는 햇살을 물살에 흘려보낸지 40여분쯤. 조용한 강가, 나른한 오후. 시간이 멈춘다.

역동적인 아름다움­승마와 사냥

뉴칼레도니아의 국내선인 에어칼레도니아를 타고 30여분을 날았다. 섬의 북쪽 옌겐(Hienghen)에 도착한다. 해변보다는 역동적인 즐길거리가 많은 이곳은 승마와 사냥으로 유명하다.

사냥은 인증받은 가이드들이 훈련을 시킨다.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만큼 가이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설명을 듣는 동안 오두막의 처마에 엉기설기 매달려있는 사슴의 녹각이 유난히 눈에 띈다. 사냥 프로그램은 보통 한주 일정으로 짜여져, 밤에 이루어진다. 전문가가 훈련과 함께 사슴을 잡을 수 있도록 인도하면, 일주일안에 대부분 찍어놓은 사슴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사냥 전문가이드인(장 프랑스와 나이으씨)에게 요령을 물었더니 “밤이되면 수십마리의 사슴이 이동한다”며 “사륜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슴을 발견하면 불빛을 비추는데, 정면에서 불빛이 비치면 사슴은 꼼짝을 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을 쏠때는 목을 쏘는 것이 좋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잡은 사슴은 개인의 소유로 보통 껍질을 벗겨 바비큐를 한다.

사슴사냥의 최성수기는 7월~10월까지. 녹각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즌에는 보통 한 사냥터당 한달에 16명 정도의 사냥꾼을 받으며,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2박3일이나 3박4일 코스도 마련돼 있다.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은 조금 비싸다. 방갈로와 차, 가이드, 식사등을 모두 포함해 200만원 가량이다. 한번 해보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다는 사냥의 묘미때문인지 방문객의 95%는 미국의 프로급 사냥꾼들이다.

사냥터 옆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승마장에는 부드러운 갈기를 뽐내는 늠름한 백마부터 어미뒤를 졸졸 따르는 조랑말까지 20여마리의 말들이 울타리를 바라보고 서있다. 사냥이 없는 낮에는 맘에 드는 말 한필 골라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뉴칼레도니아 글·사진=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취재협조=에어칼린 02-757-5393

뉴칼레도니아의 자랑스런 한국인 부부

한국에서 관광시찰단이 왔다는 보도가 현지 라디오를 통해 나가자 늦은저녁 호텔로 손님이 찾아왔다. 뉴칼레도니아의 유일한 한국인 부부라는 윤승노·박인란씨다. 안 그래도 관광청을 통해 한국인 가족이 산다는 얘기를 들은터, 만나고 싶던 참이었다.

지난 84년부터 이곳에 터를 잡은 윤승노씨는 현재 합기도와 태권도를 합쳐 3개의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불리는 호칭도 ‘윤사범’이다. 서울을 오가며 협회일을 하다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연애 8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한 이들은 “연애시절 전화비만 해도 한달에 10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빨리 결혼하는게 돈 버는 일이었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들 부부는 현재 ‘나라’와 ‘사랑’이라는 5살과 3살배기 딸을 두고 있다.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고 정신부터 바로서야 하는 도’라는 윤사범은 자신이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사범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오히려 상업적이 된 듯하다”며 “단지 ‘치고 막는’ 태권도의 이기는 기술보다는 마음가짐과 예를 더 귀하게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한국국적을 고집하고 있는 이들 부부지만 속상할때도 많다. 오히려 한국사람들 때문에 맘 상한 일이 더 많을 정도. 딸이 아파 여권을 만들어 출국하는데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윤 사범은 “호주로 가서 치료를 받으려고 했는데 한국대사관은 호주 대사관에서 여권을 받으라고 하고, 호주측에서는 한국대사관에서 볼일을 보라고 해 몇 번이나 발품을 팔았다”며 “몸이 고생한것보다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심해 ‘내가 뭐땜에 한국 국적을 고집하는가’라는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말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 너무 좋다’는 이들 부부는 “뉴칼레도니아의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다른 한국사람들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노 부부는 현재 도장 외에도 ‘르 서울’이라는 20여평의 스넥바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