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도 도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문화권을 형성하는 오사카. 거리마다 넘치는 활기찬 기운 속에서 독특한 문화를 키워 온 오사카의 매력을 알기 위해서는 구석구석 여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1 선술집엔 직장인들로 넘쳐나고

최근 일본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젊은이들의 일거리가 줄어들어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백화점 등 큰 규모의 상점에서는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임금이 저렴한 중장년층의 점원들의 활동에 눈에 띤다. 특히 택시를 운전하기에는 버거운 느낌마저 드는 고령의 운전사들이 줄을 지어 손님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오사카 전역을 거미줄처럼 감싸고 있는 전철의 비좁음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여타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에도 거북스러운 물가 때문인지 선술집에는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삶의 무게를 잠시라도 내려놓기 위해 술잔을 기울이며 안주 삼아 이것저것 이야기를 내놓는다. 일본음식 문화에 익숙치 못했던 탓일까 조심스럽게 시킨 꼬치안주를 먹으면서도 ‘뭘로 만들었을까’하는 의구심은 가실질 않는다.

#2 눈으로 먼저 먹는 일본요리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 요리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결하고 깔끔하게 나오는 음식의 성격상 배부름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포만감을 주기 어렵겠지만 시각 적인 아름다움과 맛을 동시에 만족 시킨 다는 점이 일본음식의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식품 고유의 맛과 멋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조리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보기와 맛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일본요리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하였기에 신선도와 위생을 제일 중요시한다. 요리를 담을 때 공간 및 색상의 조화를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요리의 양이 적은 반면에, 섬세하고 계절감이 뚜렷하다. 대표적인 안주인 모듬꼬치는 먹어보지 않고선 재료가 무엇인지 모르기에 나름대로 먹는 즐거움이 있다.

오사카는 자칫 도시에서 느껴지는 삭막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도시의 블록별로 특성을 갖고 있다. ‘논다’라는 측면을 강조할 때 각 블록별로 각기 다른 다양한 놀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 등 오사카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존재한다.

한국의 용산전자상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규모 전기상점가, 가전제품, 오디오, 컴퓨터 등의 전문점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덴덴타운은 가격과 상품 구비면에서 일본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할 정도로 두 눈을 휘황찬란하게 한다.

오사카에는 대대로 가업을 승계 받아 이어온 가계들이 많다. 특이한 것은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기보다는 수제자 중에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가업을 잇게한다는 한다. 100년을 넘게 이어온 음식점들이 많은 것도 오사카를 둘러보는 여유로움을 더한다. 먹거리의 천국은 역시 도톤보리를 꼽을 수 있다. 음식문화의 거리라는 애칭에 알맞게 떠들썩한 번화가는 지금도 에도시대에 가설극장이 나란히 섰던 분위기가 지금도 남아 있다.

오사카는 예로부터 ‘먹자판’의 거리로 불리워 올 만큼 맛을 중시해 온 곳이다. 일찍이 일본 전국의 물자 집산지였던 오사카는 산해의 진귀한 재료가 풍부해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솜씨를 닦아 왔다. 전통적인 요리집, 거리마다 늘어선 레스토랑과 음식점들 저마다가 제각기 특유의 맛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길거리 노점상과 흡사한 곳에서 산 다코야키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맛으로 오사카를 찾는 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별미다.

#3 수로를 따라 유쾌한 도시산책

오사카는 수로가 발달돼 있다. 일찍이 막부의 지배아래 상거래가 발달했던 오사카는 이 수로를 통해 오사카 전역이 상거래 도시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제는 그 수로가 일본인들의 삶을 여유롭게 하는 산책로 변할 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오사카의 시내 곳곳을 살필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등장했다. 특히 새로운 유람선을 도입해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며 최근 건설된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연결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사카 자체적으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국내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홍보에도 치중하면서 지역경제에 대한 부흥을 기대할 정도라고 한다. 신사이바시를 둘러보면서 색깔이 밝고 고운 자기들이 진열된 상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꼼꼼하고 자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반나절을 돌아다녀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장식품까지 다양한 자기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음식이 주는 이질적인 문화와는 다르게 오사카는 여느 한국 도시와 다르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단지 간판과 곳곳에 적혀 있는 일본 ‘가나’를 통해 여기가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러나 비슷함 속에서도 한국의 문화와는 전혀 상반된 일본인들의 진정한 문화를 오사카 시민들의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취재협조=일본항공

오사카 글·사진 = 김헌주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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