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초가삼간 투성이인 한국의 여행업계에는 작은 불똥에도 활활 타버린 집들이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구경값이 너무 비싼 셈이다. 이제는 미사일 한대에 팀이 하나씩 깨져 나간다는 한탄을 넘어서 직접 빈 라덴을 잡으러 나서야겠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에서는 이런 ‘화형식’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강경파도 있다. 쉬이 무너지는 초가삼간이라면 ‘상도(商道)’를 모르는 모리배들의 근거지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어쩌면 이 참에 정리될 곳이 정리되었으면 하는 ‘무임승차’의 심리인지도 모른다.
물론 빈대 잡거나, 초가삼간을 헐고 재개발을 해야 한다는 지적은 합당하다. 하지만 이렇게 남의 나라에서 튀어오는 불똥을 업계 정화의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발상은 어딘지 가볍다.
게다가 빈 라덴을 어설프게 판단한 미국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듯이, 여행 업계의 ‘빈대’들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신출귀몰의 귀재이자 칠전팔기의 의지의 소유자가 바로 그들이다.
겨울이면 나무에 짚을 둘러 해충을 잡던 조상님들의 지혜가 있지 않은가. 누구처럼 밀어붙이기식이 아니라 때를 기다려 일망타진하는 ‘꿍수’가 필요하다. 그래도 만약 ‘덤핑 테러’를 응징하고, ‘강자의 무대뽀’를 일갈시키기 위한 전쟁이 필요하다면 그 때는 자력으로 치러내는 우리만의 전쟁이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