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29일은 아키타 현으로서는 기쁜 날이었다. 그동안 간발적으로 운항해오던 한국과 아키타현의 국제선이 드디어 정규노선으로 첫 취항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 작은 공항은 국제공항으로 승격되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2시30분 남짓 날아오니, 아키타(秋田)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아키타 국제공항을 빠져나오니 축하행사와 함께 아리따운 이 고장 아가씨들의 환영인사가 먼저 반긴다. 이 고장이 자랑하는 자그마한 봉지에 담긴 ‘쌀’까지 선물로 받았다. 비행 시간과 준비로 인한 긴장이 씻은 듯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제 아키타 현으로의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의 도호쿠(東北) 끝자락에 위치한 아키타(秋田)현은 흰색과 붉은색의 고장이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만발하는 벚꽃과 뽀얀 사과꽃이, 겨울이면 폭설에 가까운 눈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든다. 여름이면, 뜨겁고 정열적인 마쯔리의 행렬과 장식으로 거리는 붉게 물들고, 축제의 빨간 불꽃이 밤하늘에 덧칠을 하며, 가을엔 불타는 단풍과 발그스름하게 익어가는 사과로, 다시 흰옷으로 갈아입는 겨울 전까지 아키타는 붉은색의 옷을 입게 된다.

아키타현은 근처 이와테(岩手)현, 아오모리(靑森) 현과 함께 일본의 북동북 지방 3현중의 하나이다. 일본에서 여섯 번째로 큰 면적을 자랑하는 현이며, 이들 세 현 모두 북위 40도선에 걸쳐 있어, 짙은 계절색을 가졌고 아름답지만, 혹독한 자연에 단련된 이 지방 사람들은 근면하고 지혜로운 눈을 지녔다.

풍요로운 바다와 산으로부터 얻은 재료들로 만든 음식은 그 풍부한 맛과 함께 이 고장의 색깔을 닮았다. 전통을 중시하는 이 고장 사람들은 독특한 그들의 문화를 잘 보전하고 계승시켰는데, 아키타현의 지도를 보면 동쪽 해안 쪽으로 삐죽히 튀어나온 ‘국정공원(國定公元)’ 오가반도(男鹿半島)는 아키타현의 자랑거리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축제가 된 도깨비 전설

‘나마하게’라는 그들의 독특한 도깨비 신앙 풍습을 보자. 옛날에 중국 한나라의 왕이 다섯명의 도깨비를 데리고 오가(男鹿)에 왔다. 쉬지 않고 산에서 일하던 도깨비들에게는 1월15일 단 하루만 자유가 주어졌다.

이 날이 되면 도깨비들은 마을로 내려와 여자들을 업어가고, 농경지를 망가뜨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 마을사람들은 도깨비에게 내기를 걸어, 천개의 돌계단을 하룻밤 사이에 쌓으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깨비들이 계단을 완성시키기 전 마을의 한 사람이 새벽 닭소리를 흉내 내어 날이 밝은 것처럼 도깨비들을 속여 도망가게 만들었고, 그 이후로는 도깨비들이 마을로 내려오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현재는 ‘나마하게’ 도깨비 전설을 그들의 민속행사로 발전시켜, 12월31일날 신년을 앞두고, 지푸라기와 험상궂은 가면, 가발로 분장한 마을 청년들이 각 가정을 방문해, 호통을 치지만 그 집의 행운을 빌어주고, 주인장과 덕담을 교환하며, 아이들에게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잡아가겠다고 겁을 주고 타이르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섣달 그믐날 밤, 어른들로부터 ‘나마하게’ 이야기를 듣고 무서워하다가 실제로 ‘나마하게’로 분장한 마을청년들이 들이닥치면 공포에 질려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고 ‘나마하게’ 앞에서 맹세를 한다. 이 ‘나마하게’는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오가반도의 나마하게 기념관에서는 연중 이 ‘나마하게’ 풍습에 대한 실현 및 자료들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오가(男鹿)반도의 최북단 끝자락에 위치한 ‘뉴도자키’ 곶은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절경을 자랑한다.

선계에 와있는 듯 ‘다키가에리’

오가반도(男鹿半島)를 뒤로하고, 찾아간 ‘다키가에리’계곡은 청록색의 차가운 ‘다마가와(玉川)’ 강과 화려하게 물든 단풍이 어우려져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날카로운 절벽들과, 그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크고 작은 폭포들, 울창한 나무들은 선계(仙界)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추천 하고픈 방문지는 ‘가쿠노다테(角館町)’의 ‘무사의 저택(부케야 시키)’ 이다. 이곳은 에도시대 때부터 내려온 무사들의 저택과 거리를 그대로 보존해 놓았으며, 특히 이곳의 ‘니시노미야 저택은 12대 손이 현재도 거주하며,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그리고 ‘아오야기’ 저택은 집주인의 다양한 수집품들을 아기자기하게 전시하고 있다.

일본 아키타현 글 사진 =김슬기 객원기자tourtask@travelg.co.kr
취재협조=일본국제관광진흥회(JNTO) 02-732-7525

아키타현의 대표 음식과 온천·다마가와 온천 (玉川溫泉)

아키타현이 자랑하는 라듐온천인 다마가와 온천은 약 700여명을 수용할수 있는 일본 환경청이 자랑하는 국민보양온천지이다. 휴양보다는 피부병 등 치료의 목적으로 찾는 방문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여관시설 이외에도 취사가 가능한 ‘자취시설’의 숙박동도 구비되어 있다. 源泉에서는 섭씨 98도의 온천수가 매분 9,000리터씩 흰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秋田縣仙北都 田澤湖町玉川 Tel - 0187- 58 - 3000

·이시야키 전통요리
싱싱한 생선, 전복, 조개, 새우, 등 해산물과 야채에 된장을 풀어넣은 육수를 붓고 그 안에 불에 달군 돌덩이를 넣어 순식간에 익혀먹는 아키타현의 전통요리이다. 쌀쌀한 날, 야외에서 익혀먹는 이시야키 요리는 ‘국물맛이 정말 끝내줘요!”라는 표현 외에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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