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을 여행하다보면 우리 민족의 문화관습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음식문화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개하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독창성과 개별성의 측면에서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고 내키지는 않지만 여러번 맛을 볼 때가 많았다.

세계 각국과 다양한 민족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고유한 음식문화를 결정짓는 것은 기후, 토양, 그 민족만의 기호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을 수 있으며 우리의 독창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개고기 역시 그러한 면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의 한 학자는 구(拘)와 견(犬)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있다. ‘구는 식용이고 견은 식용이 아닌 점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구육(狗肉)이라는 말은 있어도 견육(犬肉)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대신 맹견이니, 애견을 맹구나 애구라고 하지 않는다…우리가 구를 먹는 것을 보고 양이(洋夷)는 자기네 ‘dog’를 먹는다고 분개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소위 문명국들이라고 하는 국가들에서 최근 한국의 전통 음식인 개고기를 가지고 이래저래 말들이 많다. 한술 더 떠 이들은 한국상품 불매 및 한국여행 취소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매체를 통해 한국의 음식문화를 비꼬는 방송을 하는 등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우리의 독창적이고 자랑할만한 음식문화가 경제나 혹은 힘 그리고 자민족 우월주의에 밀리고 있는 현실이다.

내년이면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국제행사가 열린다. 무릇 주인된 자는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손님은 방문하는 주인에게 결례를 끼쳐서는 안된다. 월드컵은 문화상대주의를 모르는 이들에게 다시는 개고기 논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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