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을 정리하는 관광인들의 마음은 우울하다.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등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 한국방문의해를 맞아 시끌벅적한 이벤트와 캠페인이 적지 않았던 한 해. 하지만 그 결과는 인바운드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참혹한 숫자로 돌아왔다.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때마다 관광 당국자들이 읊는 레퍼토리가 있다. 폭설로 인한 결항 사태, 신공항 개항 초기의 잡음, 9.11테러로 인한 관광객 급감 등 줄줄이 이어지는 이유들 앞에는 뭐라 할 말도 없다. 어쩌면 여행업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때마다 인프라의 부족, 정부 지원의 부재, 열악한 여행서 경영상태 등등으로 이유가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지 싶다.

어쨌든 불과 2002년을 한달 여 앞둔 상태에서 한국방문의해의 연장이 발표됐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요청이었다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심정을 피력하고 있다. 폭설, 개항, 테러 등등 악재의 연속이라는 말을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냉소적인 말 한 마디를 참을 수 없다. 그 중에서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은 당국에서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예산을 잡기에도 계획을 세우기에도 너무 늦어버린 시점이다. 한해의 성과를 제대로 분석할 시간도 없이 다시 후다닥 계획을 세우기에 바쁘다면 또 한번의 시행착오로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이미 방아쇠는 당겨졌다.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잘 해 보겠다는 의지는 처연해 보이기도 한다. ‘실탄’이 없으면 육탄전이라도 벌이겠다는 투지도 보이고,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없을 거라는 자신감도 보인다. 모두들 반신반의하는 한국방문의해 연장이라는 결단이 ‘언발에 오줌누기’였는지 ‘칠전팔기’의 결정이었는지는 내년 이맘때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열심히 응원을 해보자. 그러면 우울한 마음이라도 좀 나아지지 않겠는가.

천소현 joojoo@traveltimes.co.kr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