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 동안의 항공공급량 증대를 위해 한·중·일 3국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들 또한 나름대로의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다. 조만간 세부퍼시픽(5J)이 세부 직항 전세기와 함께 인천-마닐라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태국의 오리엔트타이항공은 오는 3월20일을 인천-방콕 노선의 신규 취항일로 삼고 있다. 그야말로 항공좌석 공급의 풍년기에 접어든 것이다.

이는 언제나 항공좌석에 목말라하던 여행사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다 원활하게 좌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공급과 수요가 조금이나마 조화를 이루게 되면 여행사의 입지도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현실적 분위기는 오히려 그 반대다. 이런 시기일수록 여행사들은 ‘협박’과 ‘회유’를 동시에 받아가며 몸살을 앓는다. 새로 진입하는 항공사와 기존의 항공사가 여행사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벌써부터 ‘타항공사를 이용하면 블록을 회수하겠다고 압력을 넣었다’는 식의 이런저런 잡음이 들리고 있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측과 무난한 시장진입을 노리는 양측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항공사들 싸움에 애먼 여행사 등만 터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양측은 “싼 가격으로 치고 들어올 게 뻔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리점을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지만, 또 “어떤 식으로든 대리점 관리에 들어갈 게 뻔하기 때문에 결국 가격밖에 내세울 게 없다”고 하소연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감은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상대방이 그렇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라는 책임회피성 단정에 의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불확실한 지레 짐작은 쓸 데 없다.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믿음이고,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진솔한 대화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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