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이가 없어서 표정관리하기 힘들었어요.”
얼마 전 모 중소 여행사의 직원 모집에 응했던 한 후배가 허탈한 투로 건넨 말이다. 그 후배는 관광학을 전공하지도, 그렇다고 여행사 근무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여행업의 전망은 밝고 자신의 적성에도 부합할 것 같다는 믿음과 ‘한 번 해 볼 만 하겠다’는 의욕만으로 업계에 뛰어들려 했던 것이다.

결국 어이없음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것은 이미 면접을 앞두고 이것저것 관련 상식을 물어왔을 때부터 예견했다. 열악의 수준이 상식선을 넘을 수 있다고, 특히나 중소 여행사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그러니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충분히 강조했지만 후배는 마냥 희망적이기만 했다.

“그 정도일 줄이야…. 아르바이트 수준이더라구요.”
면접을 통과하고 급여 등 세부사항 협의를 위해 다시 한 번 그 여행사를 찾았던 후배는 턱없이 낮은 급여에 도대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애를 먹었다는 말로 여행업에 대한 미련을 말끔히 씻어 내렸다. 당초의 의욕과 희망의 기미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대기업 부럽지 않은 대접을 받는 업체도 상당수라고, 세계적으로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따위의 설명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바야흐로 여행업계의 취업시즌이다. 하도 이동이 잦은 터라 딱히 취업시즌이랄 것도 없지만 아무튼 이곳저곳서 직원 채용 소식이 들려오기는 한다. 고급인력의 유입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데 과연 업계의 현실은 어느 정도까지 그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금전적 열악함이 많은 이들의 희망과 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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