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항공권 판매 수수료 제로 시대가 바다 건너 미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 15일 델타항공에서 시작된 수수료 지급 중단 결정은 아메리칸항공과 콘티넨탈항공에 이어 노스웨스트와 유나이티드항공에까지 번졌다.

국내에도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부분의 여행사 반응은 아직 ‘강 건너 불구경’에 가깝다. 한국까지 여파가 미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막상 벌어진다 해도 미국과 같은 전면적인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느긋함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 항공사들의 수수료 중단은 예전의 수수료 인하와는 차원이 다르다. 5개 대형 항공사가 수수료 중단이란 중대 결정을 내리는 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1999년도에 실시된 유나이티드항공의 수수료 인하가 2000년 여름에 와서야 다른 항공사로 번졌던 때처럼 여유롭지가 않다.

영세한 여행사들의 목소리를 모아 권리를 부르짖어야 하는 협회의 능력과 의지도 이같은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초 아시아나항공이 지하철에서 국내선 항공권의 5% 할인 판매를 시작해 여행업계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때 관광협회중앙회와 일반여행업협회가 취한 대응이라곤 항공사와 지하철공사에 시정을 요구하는 협회장 명의의 공문 발송이 고작이었다. 물론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고 철회 움직임은 더욱 없다.

누구의 도움도 기대하기 힘든 지금 항공권 수수료 중단은 여행시장의 판도를 뒤엎는 커다란 변수임이 분명하다. 항공권에 부가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기획력과 판매력이 있는 여행사는 더욱 뿌리를 내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수많은 여행사는 거리로 나앉게 될수 밖에 없다. 시간이 생각처럼 많지 않다.

김기남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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