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은 우리 모두가 정말 행복했다. 늙은 악마, 젊은 악마 가릴 것 없이 수많은 붉은 악마가 뛰쳐나와 열광, 환희, 감격의 함성을 내뿜었다. 늙은(?)악마 축에 드는 필자도 소리지르고 감격하고 싶어서 길거리 응원을 나갔다. 이런 감격시대를 평생 다시 맞이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통해 외국언론이 전달한 한국의 인상은 열정, 질서, 흥, 단합 등인데 키워드는 단연 열정이다. 한국방문의 해 추진위원회에서 정한 캐치프레이즈가 마침 ‘다이내믹 코리아’ 이었는데 활화산과 같은 우리의 열정이 한달 내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정작 관광업계는 체감지수가 차갑다.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월드컵 기간 중 외래관광객은 오히려 감소하였고, 호텔예약도 무더기로 취소되어 월드컵 특수는 실종된 결과를 낳았다.

경기가 개최된 10개 도시에서도 민박을 비롯한 숙박업소 정비, 음식점 시설개선 등 정성을 다했지만, 민박수요가 기대에 훨씬 못 미쳐서 담당공무원들이 민박가정에 미안함을 느낄 정도이다.

외국손님을 맞이할 택시기사들에 대한 친절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였지만, 친절을 베풀 기회가 없었고 오히려 손님이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가득하다.

월드컵 기간 동안 관광업계는 재미를 크게 보지 못했지만, 대한민국의 인지도가 상승함으로써 우리가 얻은 무형의 자산을 간과할 수 없다. 코리아라는 브랜드가 연인원 65억 명의 TV시청자들에게 다가섰고, 축구 강국이 곧 선진국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지구촌 식구들은 우리 나라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우리 나라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세계 주요국에 진출해 있는 KOTRA 지역관의 보고에 의하면 우리 나라 상품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4강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대표국으로서 아시아인들의 프라이드를 높이는데 공헌했다. 홍콩,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가 이길 때마다 자기들이 이긴 양 기뻐했고, 일본에서는 부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 찬사와 결승진출을 기원했다. 중국언론이 우리 팀의 상승세를 심판 덕분이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했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리라.

누가 뭐라 해도 한국은 ‘The Hub of Asia’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시아인들의 프라이드를 심어준 나라, 대한민국. 우리는 오랫동안 그렇게 각인될 것이다.

한국의 역동적인 이미지는 특히 선진국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아시아인들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다. 아시아, 미주, 유럽에서 우리 나라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인이 목도한 ‘다이내믹 코리아’는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여 포스트월드컵 관광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열정을 느끼고자 외국인 방문객들이 이미 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고 한다.

북한의 도발로 긍정적인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으나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6월의 열정을 이어나가고자 한다면 ‘조용한 아침의 나라’보다 ‘다이내믹 코리아’를 담아낼 관광컨텐츠 개발을 시작할 때이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ickoh@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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