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스멀거리는 물안개 속에서 이제 막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굴 요리와 모락모락 김을 뿜어내는 게 요리를 맛본다. 레몬소스보다 청량하고 싱싱한 맛은 그예 입안에 감칠맛을 남기고 만다. 개울물 소리와 새 울음소리만 빼면 고요 그 자체인 산 속에서 즐기는 승마는 ‘게 & 굴 크루즈(Crab & Oyster Cruise)’로 상큼하게 시작한 하루를 더욱 활기차게 만든다.

파충류 공원(Australian Reptile Park)에서는 캥거루에 직접 먹이를 주기도 하고, 숫기 없는 코알라를 안아보기도 하며 색다른 체험을 즐긴다. 야생의 펠리컨 무리에게 먹이를 주는 경험도 아무 곳에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런 흔한 기회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호주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에서의 하루는 갖가지 이색적인 체험거리로 짧게만 느껴질 뿐이다.

생생한 체험 ‘게&굴 크루즈’

이른바 ‘게 잡기 투어(Catch a Crab)’는 호주와 캐나다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공적인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다. 비록 망에 걸린 게를 걷어올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관광객들은 게를 잡는 방법에서부터 생태, 특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즉석에서 요리할 수도 있어 만족도가 높다.

센트럴 코스트에서도 이와 같은 게 잡기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점차 한국과 일본 등지로 목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게 뿐만 아니라 굴에 대해서도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게 & 굴 크루즈’로 불리는 체험 프로그램은 ‘혹스부리 강(Hawkesbury River)’에서 이뤄진다. 전용 크루즈선을 타고 망을 쳐 놓은 지점까지 거슬러 올라간 뒤 망을 차례대로 걷어올린다. 빈 채로 모습을 드러내는 망 앞에서는 ‘허탕치고 마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한 예감에 자못 심각해지지만 어른 얼굴을 덮고도 남을 만큼 큼지막한 게가 두 어 마리씩 들어 있는 망 앞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탄성을 내지른다.

선장은 잡힌 게를 들고 선상에서 즉석에서 게의 생태와 잡는 방법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신이 난 관광객들은 기념촬영을 하느라 이곳저곳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려 댄다.

게와 함께 굴도 강의주제가 되는데 관광객들은 굴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굴 따는 법을 배우고 직접 맛도 보게 된다. 갓 잡아 올린 게 또한 선상에서 즉석으로 요리돼 돌아오는 도중에 맛을 볼 수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경우에는 간단한 음료와 함께 게와 굴요리를 시식할 수 있는 정도지만 선상에서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각각 1시간30분, 2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게와 굴을 잡고 맛을 보는 것 자체가 주요 내용이기는 하지만 전용선박을 타고 평화로운 혹스부리 강의 경치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혹스부리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카약 투어(Kayak Tour)도 운영되고 있어 강과 바다애서 색다른 경험을 쌓기에 제격이다.

대자연 속 색다른 승마체험

게와 굴 잡기 프로그램 못지 않게 센트럴 코스트를 대표하는 체험거리는 바로 승마다.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 할만큼 개발의 칼날이 전혀 미치지 못한 ‘글랜워스 협곡(Glenworth Vally)’에 거대한 자연 승마장이 형성돼 있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의 큰 인기를 받고 있다. 특히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외래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이곳 글랜워스 협곡 승마장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상태의 승마 코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단조로운 코스가 아니라 각종 나무와 야생동물, 개울들로 가득 찬 숲 속을 오붓하게 가로지를 수 있는 것이다. 200여 마리에 이르는 말은 초보자에서부터 전문가용에 이르기까지 수준별로 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하면 전문 가이드와도 함께 동행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센트럴 코스트의 숲을 좀 더 역동적인 방법으로 느끼고자 한다면 전문 가이드와 함께 하는 숲탐험(Bushworks)에 나서도 것도 좋은 선택일 듯 싶다. 트레킹에서부터 암벽등반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센트럴 코스트의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기 때문.

펠리컨의 화려한 군무

센트럴 코스트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오후 3시30분 경이면 어김없이 모여드는 곳이 있다. 바로 머모리얼 파크(Memorial Park)의 엔트런스(The Entrance)이다.

시각을 지키는 것은 비단 관광객들뿐 만은 아니다. 야생의 펠리컨들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매일 이 시각이면 이곳에 모여든다. 먹이를 주는 사람과 이를 먹으려는 펠리컨 사이에 교감이 이뤄져 센트럴 코스트의 빼 놓을 수 없는 매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엔트런스 부근 호수에서 300여 마리의 펠리컨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만 제대로 지킨다면 야생 펠리컨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면서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펠리컨을 만나러 가기 전에 시간이 남는다면 호주의 각종 파충류와 동물을 모아 놓은 파충류 공원에 들러 보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뱀과 거미, 뱀장어, 악어, 거북이, 도마뱀 등 각종 파충류는 물론 호주 오소리, 바늘두더지, 오리너구리, 캥거루, 코알라 등 희귀 동물과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캥거루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고, 코알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할 수도 있어 호주에서의 독특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호주 센트럴 코스트=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청 www.tourism.nsw.gov.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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