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사스의 어두운 그늘이 일찍 걷히면서 성수기를 맞은 여행업계가 한결 분주해졌다. 사스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도 점차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고 동남아시아는 이미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예상외의 선전으로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상품가를 정상화시킬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완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다고 시장 정상화가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 내다보기에는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 이미 다가오는 가을 허니문 시장은 벌써부터 제살깍기 경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모 업체에서는 허니문상품에 프리미엄급 냉장고를 얹어주려고 준비중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허니문 상품에 TV나 세탁기같은 고가의 경품을 얹어주는 행사는 지난해 가을 허니문 시즌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으며 확산되고 있는 판촉수법.

때문에 일부 여행사들은 만일 과도한 경품 지급 행사가 재현될 경우 공정위 고발 등의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정위에 따르면 판매가 100만원인 여행상품에 대해 10만원이 넘는 경품을 제공한다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부당 경품 행위에 해당한다.

TV도 모자라 세탁기 냉장고까지 확대되는 이같은 변칙 행위는 거창하게 공정거래법을 논하기 이전에 업계 스스로 막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가전회사에서 허니문 상품을 경품으로 내걸고 가전제품 판매에 나서지 말라는 법도 없다.

모두들 어려운 시기를 버텨낸 지금 단번에 승부를 보려는 한탕주의보다는 어렵더라도 작은 차이로 명품을 만들려는 차근차근한 노력과 지혜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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