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비자면제를 받기 위해 하와이한인관광협회 관계자들이 10만명 서명 운동을 시작한지 한달이 훌쩍 넘어섰다. 발품을 파는 서명운동과 활발한 언론홍보활동, 각계각층과의 접촉 끝에 불과 한달만에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내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하와이주지사의 협조 약속 아래 고무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캠페인의 수혜자가 될 한국에서는 그야말로 바다건너 불구경이다. 설마 그런 일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태도가 지배적이고, 안 가면 그만이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느냐는 냉소도 없지 않다. 더구나 테러이후의 미국은 균형감각을 잃은 채 자국민의 안전을 명분으로 비자발급과 입출국 검색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지만 이런 전후 사정은 미국땅에 살고 있는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낮으로 하와이 무비자를 위해 애쓰는 이유가 있다. 물론 많은 한인들이 관광산업에 종사한다는 실리적인 이유가 도화선이 되었지만 끌려 다니고 퍼주기만 하는 대미관계의 관성을 깨고 마땅한 대접을 받아내야겠다는 의지도 크다. 미주 한인 이민의 역사가 100주년을 맞았건만 아직도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통장을 복사하고 세금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푸대접의 역사는 세기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파병’같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비자협정에 대한 논의를 끌어내지 못하는 정부의 외교력 부재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관계자들이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현실성에 대한 저울질이 아니라 무비자 운동의 불씨가 한국에서도 불붙어 주는 것이다. 하와이주지사의 지지 약속도 있었고 하와이뿐 아니라 미주 한인 전체의 공론을 모으기 위한 노력도 전개 중이다.

당장의 실현이야 어렵겠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언젠가 이뤄져야 할 미국 무비자 입국의 밑거름을 놓는다는 의미에서도 충분히 동참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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