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한 여행업 지원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월9일 청와대 앞(왼쪽)과 지난해 7월20일 기획재정부 앞 시위 / 여행신문CB, KATA
합당한 여행업 지원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월9일 청와대 앞(왼쪽)과 지난해 7월20일 기획재정부 앞 시위 / 여행신문CB, KATA

지난 9일 최대 규모 여행인 총궐기 대회가 있었다. 경찰추산 316명이 보신각 앞에서 성명서와 호소문을 낭독하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전국의 여행사 가족들도 함께 참여한 점이 인상 깊었다. 

그동안 1인 시위, 릴레이 시위 등 제한된 인원들이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최다 허용인원을 동원했다. 여행 전문지 뿐만 아니라 일간지, 방송국 등 다른 매체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규모나 화제성 면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여행업이 함께 뭉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 

하나투어 직원 등 일부 대형여행사 참가자들도 보였지만 대부분 중소여행사 대표였다. 4대 요구 중 손실보상제는 중소여행사에 한정된 문제라고 하더라도, 고용유지지원 연장은 여행업계 모두 간절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이 다소 한정적이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형여행사 대표들도 함께 ‘으쌰으쌰’ 했다면 더 힘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한국중소여행사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지원사격하는 형태로 진행돼 그랬을 수도 있다. 조용히 힘을 보탠 대형여행사 직원들이 더 있을 수도 있고, 여행업을 대변하는 KATA가 참여했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여행사 규모에 상관없이 여행업 종사자 모두가 모여 한 목소리를 낸다면 대외적으로 파급력은 커지겠다. 

현수막, 피켓, 깃발 등 퍼포먼스도 눈에 띄었다. ‘진작에 이랬어야 한다’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동안 여행업은 너무 얌전하고, 착했다는 여행인들의 한탄도 많았다. 

지난해 7월 KATA 오창희 회장 등이 상복을 입고 기획재정부 앞에서 여행업 지원 상향을 요구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염원을 적은 비행기를 접어 날리고 홍남기 장관을 향한 요구사항을 적은 피켓을 부수기도 했다. 꾸준히 액션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홍남기 장관은 재정적 여력이 없다며 손실보상, 국민지원금 등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정작 곳간에 쌀은 남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초과세수가 19조원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는데, 최근 들어 다시 10조원 규모가 추가될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은 행정명령이 없었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늘 뒷전이었다. 영업제한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고 있는데, 사실상 완전히 금지를 당한 인-아웃바운드 국제여행 분야는 합당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4대 요구 사항 중 관광방역은 뭔가.

각 지자체에서 예산을 편성해 여행업 종사자를 우선으로 선발, 관광지 정비 및 방역 업무를 맡겼다고 한다. 매출 제로의 상황에서 소액이라도 꼬박꼬박 들어오니 생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올해도 관광방역 예산을 확대 편성해 여행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관광인프라를 정비하자는 주장이다.

‘토닥토닥 힐링여행’도 현장 반응이 좋은 사업 중 하나다.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국내여행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올해도 다시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도 많다. 숙박대전은 지난해 소진 못한 예산을 이월시켜 올해도 진행한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은 지난해보다 7% 증가했는데, 정작 들여다보면 관광부문 예산은 오히려 3.3% 감소했다. 지난해 상승폭을 감안한다면 다른 분야와 규모로는 비슷한 수준이다. 예산을 적절히 분배해 올해도 다양한 여행지원사업을 펼쳐나갔으면 한다. 

대선을 앞두고 현장에서 “여행업을 지원해주는 후보를 뽑겠다”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주요 대선 후보들의 관광 공약은 전무하다. 이재명 후보가 워케이션 센터 설치를 내세우며 언급만 한 게 전부다. 

지난 대선에는 관광을 별도의 부문으로 여러 정책을 내놨었다. 비록 형식적이거나 뻔한 수준이었지만 관광을 주요 산업으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통탄스럽다. 

 

●사이판 반사이익 기대했지만 

사이판은 현재 입국 후 격리면제가 가능한 유일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상품가가 상승했다는 점도 한몫했겠다. 

지금 사이판 상품은 120~160만원대로,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이판은 호텔이 많지 않아 숙박비가 높은 편이다. 1박에 평균 20~30만원 정도이니 3박5일 일정에서 호텔 가격만 60~80만원이다. 항공 포함하면 코로나 이전과 지금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 지난해에는 관광청에서 숙박비를 대폭 지원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이 가능했다. 

코로나 시국에 40만원에 다녀온 사람이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코로나 이전 가격이 눈에 들어올까. 갑자기 상품가가 2~3배 올랐으니 충격이 꽤 있겠다.  

심리적인 문제도 작용한다. 1월 말 다른 지역으로 골프여행을 떠나려던 고객들 중 상당수가 여행사에 대체지가 없냐고 문의한다고 한다. 유일하게 면제되는 지역인 사이판을 소개해도 일단은 오미크론이 확산되는 상황 자체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하더라. 

특별여행주의보 해제, 거리두기 완화, 자가격리 완화 등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설 이후가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 및 진행=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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