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새섬 / 여행신문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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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제주 입도객은 2019년 1월 수준을 넘어섰다. 1월27일 기준,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2020년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완연한 회복세다. 설 연휴까지 포함하면 더욱 기대해 볼 만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제주 관광객 중 외국인 비중이 상당했다. 올해 1월 제주 외국인 입도객은 전체의 0.3%에 불과했는데도, 내외국인을 모두 포함한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 놀랍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어려우니 국내여행지 중에서도 제주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 트레킹 열풍도 한몫했다. 오직 한라산 등반을 위해 제주여행을 가는 지인들도 있더라. 자연 콘텐츠가 계속 각광받는 느낌이다.

한라산 탐방 예약제도 도입했다. 제주도가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스폿이 발견되고 액티비티가 생겨나고 있다. 한라산은 등산을 좋아하던 이들이 주로 찾는 코스였는데 젊은 층이 부쩍 늘었다.

‘나 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제주여행이 많이 나왔다. 해외 촬영을 갈 수 없으니 방송에서도 제주를 많이 가는 모습이다.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여행경비도 올랐다. 코로나 초기에 1만2,500원에 왕복 항공권을 끊고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제는 10만원 미만 가격은 찾아볼 수 없다. 항공뿐만 아니라 호텔도 과밀된 느낌이다. 주중에 가면 상대적으로 한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겠다.

제주는 국내여행 중에서도 그나마 여행사 수혜가 있는 곳이다. 패키지·에어카텔·호텔 단품 등 홈쇼핑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 관광객 중 에어텔·에어카텔을 포함한 부분패키지는 전체의 1~2% 점유율을 보여왔다. 위드 코로나 기대감이 피어오르던 지난해 10~11월에는 10%대로 올라섰다. 전년동기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이다.

제주에는 새로운 5성급 호텔도 꾸준히 생기고 있다. 코로나 시기 오픈한 제주드림타워는 지난해 두 번째 타워를 오픈했고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만 1,600객실을 가동 중이다. 올해 2분기에는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앤 스파도 문을 연다.

수요가 늘어나니 호텔 공급도 늘어난다. 제주로 허니문을 많이 가는 영향도 있을 테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된다면 어떨까.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일시적으로 해외로 수요가 몰리고 제주로는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길 수도 있다. 한창 중국인 관광객이 많던 시기에는 꾸준히 호텔 공급 부족 문제가 지적돼왔고, 정부에서도 호텔 신규 건설 및 증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기도 했다. 사드 이후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어지고, 코로나 사태까지 맞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상당히 근시안적인 정책이었다. 앞으로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이 나란히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하면 좋겠지만 다소 걱정되기도 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해외 골프여행이 어렵다 보니 국내로 몰리고 있는데, 골프장 배짱영업에 ‘해외 골프가 시작된다면 국내 골프는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골퍼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골프 전문 여행사나 동남아 랜드사 얘기를 들어보면, 해외골프여행의 경우 10일 격리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지만 있다고 한다. 격리를 하는 데도 수요가 있으니, 격리가 완화되면 높은 증가세를 보일 수도 있겠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골프장에는 각성의 계기 혹은 채찍질이 될 수도 있겠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은 한 번에 한 국가만 체류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국가별로 제각각인 입국 조치를 보니 여행자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유럽은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모두 여러 국가를 함께 둘러보는 경향이 높았다.

지금도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도 유럽 여러 국가를 함께 둘러보는 젊은 층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여행자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출입국 규제를 어려워한다. 여행사가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더 편하고, 더 안전한 상품을 찾을 테다.

코로나 2년간 완전히 바뀐 여행 행태와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여행사들이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개인의 여행이 까다로워질수록 여행사에게는 기회가 많아진다. 얼마나 깔끔하게 처리해주느냐가 관건이다.

해외 현지 PCR검사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도 차별화된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사이판에서는 의료진이 호텔에 방문해 PCR검사를 진행한다. 여행사에서 해외 현지 호텔과 연계해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PCR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해외여행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기간과 기준이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를 줄까? 1월27일 기준 10일인데, 7일로만 줄어도 수요가 눈에 보일 정도로 증가할 것 같다.

허니문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일 격리를 감수하고 떠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더 이상 미루기도 힘들고 환불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여파로 잠시 국경을 걸어잠갔던 국가들도 잇따라 재개방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사태도 벌써 3년 째다. 올해 상반기는 부디 뚜렷한 회복의 기점이 되기를 바란다.

정리=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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