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들여다보면 된다.
멀고도 가까운 힐링이 여기 있으니. 

폴리산 해변
폴리산 해변

●Indonesia
천국의 조각 
리쿠팡

발리만 알기는 아까우니까.
몰랐던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매력. 

 

이곳을 주목하라!

인도네시아의 5개 중점 관광개발지역을 주목해 보자. 인도네시아 창조경제관광부(MoTCE)는 코로나 이전부터 비즈니스 행사, 스포츠 관광, 생태 관광, 크루즈 관광과 같은 특수 목적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토바 호수(Lake Toba), 라부안 바조(Labuan Bajo), 보로부두르(Borobudur), 만달리카(Mandalika), 리쿠팡(Likupang)을 최우선으로 개발 중이다.   


이따금 천국의 모습을 상상한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우뚝 솟은 푸른 산, 몽글몽글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둥 떠다니며 모든 걱정을 사르르 녹여 버릴 것만 같은 곳. 술라웨시(Sulawesi)섬 북부에 위치한 리쿠팡은 어쩌면 천국의 한 조각일지도 모른다. 한국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맑고 투명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나도(Manado)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버스로도 이동 가능하지만 렌터카를 빌려 발길 닿는 대로 자연을 탐험하는 것을 추천한다. 흰 눈이 소복이 덮인 듯한 리쿠팡 해변의 하얀 모래사장은 황홀한 감상을 자아낸다.
 

술라웨시 마하우 화산
술라웨시 마하우 화산

자연과의 공존, 바호이(Bahoi) 


바호이 사람들은 풍부한 바다를 먹고 산다.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생계를 위해서 맑고 깨끗한 바다는 필수다. 하지만 해양 자원 남획 등으로 인해 바호이 마을의 생태계가 위험에 처했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며 생물학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해양보호지역을 설정했다.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해양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여행을 실천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생계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물려주고 있다. 낚시나 해양동물 채집이 허용되지 않기에, 오늘도 무수히 많은 물고기와 산호가 꽃이 활짝 피어나듯 아름답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맹그로브(Mangrove) 숲을 가까이서 보는 특권도 누릴 수 있다. 아름다운 숲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를 걸으며 산들바람에 머리를 식히고, 해변을 따라 걸으며 고운 모래 결을 맨발로 느껴 봐도 좋다. 더 오래 보고 싶으니까, 지속 가능한 여행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작은 욕심. 

강가섬 앞바다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산다
강가섬 앞바다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산다

구석구석 맑고 깨끗한 


매혹적인 자연이 가득한 리쿠팡 구석구석을 돌아보자. 먼저 강가(Gangga)섬에서는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만날 수 있고, 다채로운 다이빙 명소와 이국적인 리조트를 품은 백사장 역시 진득하니 머물고 싶은 충동을 불러온다. 팔(Paal) 해변에서는 구불구불한 해안가를 따라 거닐다 전망대에서 멍하니 수평선과 언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도 좋다. 깨끗하고 조용한 해변에서 나만의 세계에 골몰하는 일은 일상에서 벗어나 치유로 한 발짝 다가가는 일. 조금 더 여유를 부려 보자면, 풀리산(Pulisan) 해변이 좋겠다. 초록초록한 사바나(savanna) 풍경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다 동굴과 바위를 탐험하고, 맑은 바닷물에 그저 풍덩 온몸을 던질 수도 있다. 청록색 바다가 반짝이는 하얀 모래밭을 감싸고 있는 리하가(Lihaga)섬, 거대한 골프장 같은 끼누낭(Kinunang) 마을의 라타타(Latata) 언덕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리하가섬과 강가섬은 다이빙 핫스폿으로도 유명하다.

짜깔랑 뿌뿌
짜깔랑 뿌뿌
띠누뚜안
띠누뚜안

리쿠팡의 맛, 맛, 맛! 


생선을 즐겨 먹는다면 리쿠팡 대표 메뉴 짜깔랑 뿌뿌(Cakalang fufu)를 추천한다. 술라웨시 북부에 사는 미나하산(Minahasan) 족의 언어로 짜깔랑은 가다랑어를 뜻하고, 짜깔랑 뿌뿌는 짜깔랑을 훈제 요리하거나 찐 상태를 말한다. 보통 밥과 매운 양념인 다부 다부(Dabu Dabu)를 곁들여 먹는데 샐러드, 볶음면 등도 토핑으로 훌륭하다. 리짜리짜(Rica Rica) 고추를 넣고 끓이면 맛있게 매운 맛이 감칠맛을 더한다. 건강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면 띠누뚜안(Tinutuan)죽이 딱! 쌀, 호박, 고구마, 옥수수, 녹색 채소를 푹 끓여 낸 걸쭉한 마나도식 죽으로, 생선과 매콤한 삼발(Sambal)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자료제공 트래비(Travie), 인도네시아관광청(MoTCE-RI),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시판돈
시판돈

●Lao pdr
생명을 살게 하는 섬들
내륙 국가에 4,000개의 섬이라니
놀랍고도 아름답다. 
 

메콩강 전경
메콩강 전경

강 위의 섬들


시(Si)는 숫자 4, 판(Phan)은 숫자 1,000, 돈(Don)은 섬을 뜻하는 말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완전한 내륙 국가다. 위로는 중국과 미얀마, 아래로는 캄보디아, 오른쪽과 왼쪽에는 각각 베트남과 태국이 있다. 그런데 라오스에 어떻게 4,000개나 되는 섬이 있을까?


바다를 가진 웬만한 나라보다 더 많은 수의 섬을 라오스가 갖게 된 것은 메콩강 덕분이다. 라오스 국토를 따라 흐르는 메콩강은 남부에 이르러 물줄기가 커진다. 팍세(Pakse)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커지는 물줄기는 캄보디아 국경 부근에서 가장 강폭이 넓어지고, 이어 다시 줄어들며 캄보디아로 흘러간다. 메콩강을 통틀어 시판돈 지역이 강폭이 가장 넓은 지역이니, 그 규모가 상당하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 메콩강을 따라 흘러 내려온 퇴적물이 쌓이면서 섬이 형성된 것이다. 


시판돈의 섬은 시즌에 따라 그 수가 다르다. 수량이 많아지는 우기에는 섬의 수가 줄었다가, 수량이 적어지는 건기에는 강이 마르면서 최대 4,000개의 섬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크기 또한 각양각색인데,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이 있는가 하면, 발 한 짝 디딜 정도의 모래톱 같은 섬도 있다.

최대 4,000개의 섬을 볼 수 있는 건기의 메콩강
최대 4,000개의 섬을 볼 수 있는 건기의 메콩강

시간을 잊고 싶은 여행자의 마을


시판돈 지역의 마을들은 돈콩(Don Khong), 돈콘(Don Khon), 돈댓(Don Det) 등이 대표적이다. 돈이 섬을 뜻하는 말이니 곧 콩섬, 콘섬, 댓섬이 되겠다. 이 중 가장 큰 섬은 돈콩이다. 남북으로 최대 18km, 최대 폭은 8km에 달하는 규모다.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도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돈콩의 동쪽 마을인 므앙콩은 시판돈의 지역 거점으로 여겨진다. 여행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섬은 돈댓이다. 섬 동쪽과 서쪽을 각각 선라이즈 사이드, 선셋 사이드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각각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데, 강변을 따라 카페, 펍, 게스트하우스 등이 모여 있다. 


돈콘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는 돈댓보다 개발이 더딘 지역이지만, 식민지 시절에는 오히려 돈콘이 프랑스의 메콩강 개발 거점으로 사용됐다. 프랑스식으로 지어진 주요 건물들이 한적한 시골 풍경에 이질적으로 얹어져 있는 느낌을 준다. 돈댓과 돈콘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다리도 있는데, 프렌치 브릿지라고 불린다. 이 또한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졌다.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돈댓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돈댓

한적하고 특별한 시판돈


시판돈은 한가로운 시골 풍경 안에 녹아들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시판돈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 투어다. 강변가를 따라 이어진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유유히 흐르는 메콩강 물결의 부드러움을, 이삭이 익어 가는 농지의 나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저 한가한 것만은 아니다. 시판돈에 특별함을 더하는 것은 이라와디 돌고래(Irrawaddy Dolphin)다. 라오스 여행자들이 시판돈을 꼭 일정에 넣는 이유도 이 돌고래 때문이다. 이라와디 돌고래는 민물에 사는 돌고래로, 둥근 머리와 웃는 듯한 입꼬리를 가지고 있다.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도 이런 생김 덕분에 얻었다. 100여 마리 정도로 추정되는 이라와디 돌고래를 보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수가 적은 만큼 관찰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메콩강 하류, 캄보디아 국경 인근에는 가만히 수면 위에 떠서 이라와디를 찾는 보트들이 가득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이라와디 돌고래 


사실 이라와디 돌고래는 메콩강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포획과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베트남전쟁 당시, 메콩강을 통한 군수품 수송을 방해하기 위해 미군이 강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투하하기도 했다고. 그 결과 1900년대 초반 수천 마리에 육박했던 숫자가 급감했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동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메콩강 인근 국가들이 급하게 보호정책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위협 요소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중국과 라오스가 경쟁적으로 메콩강 개발에 나서고 있고, 댐 건설 또한 예정돼 있기 때문. 이라와디 돌고래의 웃는 얼굴을 시판돈에서 계속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자료제공=트래비(Travie), 메콩 연구소, 한-메콩 협력기금(Mekong Institute, Mekong-ROK Cooperation Fund),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에디터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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