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항공권 장거리 vs 단거리 가격차 커져
동남아 노선, 판매 부진으로 증편도 물거품

수급 불균형 등의 요인으로 장거리와 중단거리 간 국제선 항공권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현재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항공권 가격은 200~300만원대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이상 수준에 달한 반면 동남아나 괌‧사이판 등 중단거리 노선은 8월 성수기에도 30만원 초반대에 판매되고 있다. 7월28일 기준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8월21일~27일 일정의 인천-뉴욕‧샌프란시스코‧파리‧바르셀로나‧다낭‧괌 등 지역별 최저가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노선별 가격차가 매우 컸다. 특히 미주 노선 항공권이 가장 비쌌다. 뉴욕 직항 항공권은 367만원대, 샌프란시스코 항공권은 266만원대를 나타냈고, 유럽 노선의 경우 파리는 208만원대, 바르셀로나(경유)는 195만원대였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항공권은 다낭 30만원대, 보라카이 32만원대, 싱가포르 34만원대로 차이가 뚜렷했다. 괌과 사이판 항공권도 최저 각각 32만원대, 37만원대로 구매 가능했다.

그마저 동남아 항공 운임은 사실상 수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다. 30만원대라고 하더라도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유류할증료가 16~18만원대로 전체 항공권 가격의 반을 차지하고, 제세공과금 및 발권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운임은 10만원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뉴욕 항공권 367만원 중 운임이 301만원임을 감안한다면 노선별 운임 편차는 상당한 셈이다.

미주나 유럽 항공권은 200~300만원에도 탑승률이 높은 반면 동남아시아 항공권은 30만원대 특가로 나와도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픽사베이 
미주나 유럽 항공권은 200~300만원에도 탑승률이 높은 반면 동남아시아 항공권은 30만원대 특가로 나와도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픽사베이 

이유는 복합적이다.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주요 노선은 유학생, 비즈니스, 교민‧친지방문 등 일정 수준의 고정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데, 공급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한 외항사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사용하지 못했던 장거리용 대형 기종을 점검하고 정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현지 코로나19 재확산, 인력 이탈 및 재교육이 필요한 공항 직원‧승무원이 많아 공급을 급격히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준비가 되는 대로 스케줄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도 만만치 않아 운임이 올라도 비행기는 승객을 꽉꽉 채우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노선에는 한숨이 가득하다. 7말8초 극성수기에도 20~30만원대 특가를 쏟아내고 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서다. 항공권뿐만 아니라 여행사들이 확보한 하드블록이나 전세기 좌석도 모객 부진을 겪고 있어 8월 초 출발 패키지여행 상품마저 29만9,000원대에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급은 늘었는데 부진한 판매가 이어지면서 다시 운항을 감편하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8월 중순부터 탑승률이 저조한 동남아 노선은 절반 이하로 감편하는 사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계획했던 전세기도 판매 부진으로 다수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같은 기간 김포-제주 항공권은 오전 10~12시 사이 출발, 오후 4~6시 리턴 기준 약 12~18만원 선으로 조회됐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