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태국의 매운맛을 알리고 있는 시라차는 골퍼에게도 반가운 곳이다. 사진은 카오키여우 CC
전 세계에 태국의 매운맛을 알리고 있는 시라차는 골퍼에게도 반가운 곳이다. 사진은 카오키여우 CC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명한 스리라차 소스(Sriracha)는 고추에 식초, 마늘, 설탕, 소금 등을 넣어 만드는 핫소스다. 수탉이 그려진 미국 후이퐁(Huy Fong Foods)사의 제품이 가장 유명한데 사실 스리라차 소스 자체는 태국에서 유래했다. 스리라차라는 이름도 태국 중부 촌부리 지방의 ‘시라차’에서 따온 것이다. 국내에서는 영어 철자(Sriracha)에 충실하게 스리라차라고 부르지만 태국과 영어 모두 정확한 발음은 ‘시라차’다. 전 세계에 태국의 매운맛을 알리고 있는 시라차는 골퍼에게도 반가운 곳이다.


●골프 여행에 맞춤인 태국 소도시

시라차는 태국 촌부리 주의 주도인 촌부리에 이은 2번째 도시다. 바다와 접하고 있으며 전자 제품 등 일본 공장이 많아 일본 주재원이 다수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시내 동쪽에는 J-Park라는 일본풍으로 꾸민 현대식 쇼핑몰이 있고 주변으로 일본인만 입주 가능한 작은 타운도 조성돼 있다.

파타야 가는 길에 위치한 깨끗하고 아담한 도시였던 시라차가 골퍼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우선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라차는 방콕에서 파타야가 있는 동남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져 있다. 파타야가 방콕에서 147km 거리니까 방콕과 파타야의 2/3 정도 지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공항에서 파타야까지는 2시간이 걸리지만 시라차는 1시간20분 정도면 도착한다. 3박5일의 짧은 일정이 주를 이루는 태국 여행에서 방콕 공항까지의 이동 시간은 여러모로 중요하다. 특히 교통 체증을 쉽게 예측하기 힘든 방콕 인근의 고속도로 사정을 생각하면 출국하는 날 오전의 라운드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동안 파타야 골프로 소개됐던 많은 골프장이 사실 시라차 지역에 더 가깝다는 점도 매력이다. 크리스탈베이, 마운틴쉐도우 등은 시라차 북쪽에 위치해 있고 동편에 있는 파타나, 카오키여우. 부라파 등도 시라차에서의 접근성이 좋다. 여러 등급의 골프장이 가까이 있으니 예산과 난이도 등에 따라 골프장 선택의 폭도 넓다.   

 

●시라차의 골프장들

프레젠트밸리
프레젠트밸리

실속파를 위한
프레젠트밸리

프레젠트밸리(Pleasant Vally)는 주로 가성비 좋은 구장으로 소개되는 골프장이다. 전장은 블루티 기준으로 6,353야드, 레이디티는 5,221야드로 길지 않다. 페어웨이는 다소 좁은 편이며 홀 3개 중 2개 정도는 물을 넘기거나 피해서 공략해야 한다. 초보라면 공을 많이 분실하기 쉽다. 도그레그 홀이 많아서 우드나 아이언으로 티샷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카오키여우 국립공원 인근에 있지만 해발은 높지 않고 시라차에서는 25분 정도면 도착한다.

엄밀히 말하면 프레젠트밸리는 고급 골프장 기준에는 못 미친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러프 주변 관리도 부실하다. 한국 골프장에 눈 높이가 맞춰진 골퍼라면 코스 상태나 클럽하우스 시설 등  다소 부족한 점이 보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다. 실속 있게 여러 번의 라운드로 실전 감각을 높이려는 골퍼에게 적당하다. 시라차의 여러 골프장을 경험한다면 몸풀기 겸 태국 골프장 적응 정도의 목적으로 일정 초반에 잡는 것도 방법이다. 큰 기대를 버리면 아기자기하게 재미난 플레이가 가능하다.

 

카오키여우(Khao Kheow) 컨트리클럽
카오키여우(Khao Kheow) 컨트리클럽

27홀 특색 가득
카오키여우

92년 문을 연 카오키여우(Khao Kheow) 컨트리클럽은 A, B, C 3개 코스 27홀을 운영하고 있는 챔피언십 코스다. 3개 코스 모두 각각 3,500야드 전후의 전장을 갖추고 있어 드라이버가 어느 정도 거리를 내줘야 플레이가 수월하다. 시그니처 홀은 146야드(블루티 기준) 거리의 아일랜드 그린이 승부욕을 부르는 B코스 8번홀(파3)이다. 풍광도 예뻐서 섬 위에 공을 올리기 전에 카메라를 꺼내들게 만든다. 승부처는 핸디캡 1, 2를 다투는 B코스 9번홀(파4, 430야드)이다. 페어웨이 시작부터 그린 앞까지 왼편으로 호수가 길게 늘어서 있고 그린 앞으로 갈수록 페어웨이가 좁아서 정교한 어프로치가 필수다.

카오키여우는 동남아시아 골프 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두루 맛볼 수 있는 코스다. 티박스에 서면 널찍한 페어웨이와 울창한 나무가 펼쳐지고 야자수 아래 놓인 카트 길을 달리면 태국에서의 골프를 실감할 수 있다. 전반적인 관리 상태도 좋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분이 확실하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카오키여우 국립공원의 산과 호수가 어울린 풍경이 편안하다. 클럽하우스 시설과 레스토랑 식사 등도 무난하다.

 

파타나 골프&리조트
파타나 골프&리조트

시설과 관리 모두 잡은
파타나 골프&리조트

파타나(Pattana) Golf&Resort는 일반적으로 카오키여우보다 조금 더 좋은 평을 받는 골프장이다. 시라차에서는 45분, 파타야에서는 40분 정도 거리에 있다. 2005년 오픈하고 2006년 LPGA 투어에서 한국 박희영 프로가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A(Andreas, 3,686야드), B(Brookei, 3,639야드), C(Calypso, 3,472야드) 27홀(10,797야드) 규모로 카오키여우보다 길고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골프 연습장과 축구장 등 각종 부대시설도 더 잘 갖추고 있다.

수치상으로 가장 긴 A코스(파37)는 5번홀이 재미있다. 663야드 파6홀로 티 샷이 떨어지는 페어웨이 중앙에 아름드리나무가 서 있고 마지막에는 아일랜드 형태의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핸디캡 7번으로 그리 어렵지 않지만 욕심을 내는 순간 고난은 시작된다. 중앙의 나무를 피해 호쾌한 티샷을 날리고 세컨드 샷까지 원하는 만큼 보냈다면 그린 앞 워터 해저드가 골퍼를 한 번 더 시험한다. 파6 홀이니 3온 도전 후 이글이라는 승부욕을 컨트롤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체적으로 넓은 페어웨이와 커다란 호수가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고 홀과 홀의 구분도 확실하다. 포대 그린이 많아 그린 주변 공략이 까다롭다. OB도 제법 많다.

 

크리스탈베이(CrystalBay) 골프 클럽
크리스탈베이(CrystalBay) 골프 클럽

마운틴 쉐도우 & 크리스탈베이

마운틴쉐도우(Mountain Shadow) 골프장은 18홀(파 72) 규모로 전장은 6,722야드며 1993년 오픈했다. 좁은 페어웨이와 빠른 그린 등을 갖추고 있어 이구동성으로 어렵다고 평가하는 골프장이다. 라운드 후 반응도 ‘어려워서 재밌다’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로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고 한다. 확실한 건 초보에게는 부담스러운 골프장이다.

길 하나 건너 바로 옆이 27홀 규모의 크리스탈베이(CrystalBay) 골프 클럽이다. 1988년 문을 연 골프장으로 티박스에 서면 울창한 나무가 코스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페어웨이는 넓은 편이며 그린은 골곡보다 빠른 스피드에 대한 적응이 승부를 가른다. 두 곳 모두 시라차 북쪽이라 방콕 공항과 더 가까워 마지막 날 오전에 플레이하기에도 좋다.

 

더 원 골프 리조트
더 원 골프 리조트

●한국 골퍼 맞춤 운영 ‘더 원 골프 리조트’

숙소는 소규모 리조트부터 시라차 도심의 특급호텔까지 본인이 원하는 여행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더 원 골프 리조트’는 해외 골프여행 전문 기획사인 얼웨이즈트래블(Always Travel)이 한국 골퍼 맞춤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편한 사람들과 골프에 집중하고 싶은 여행에 추천하기 좋은 숙소다. 특급 호텔 수준의 시설은 아니지만 숙소에 돌아와 야외 수영장 바에서 편하게 술 한잔하며 동반자와 그날의 플레이를 돌아볼 수 있다.

매일 메뉴를 달리해 나오는 한식 뷔페는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침 외에 중식과 석식도 한식이 가능하다. 전 객실이 2베드 스탠더드룸이며 카오키여우 골프장에 바로 붙어 있다. 태국까지 왔으니 바다도 보고 싶다면 프라이빗 요트 투어도 신청할 수 있다. 전용 요트를 타고 파타야에서 3시 정도 출발해 제트스키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선상에서 시푸드를 즐기며 선셋까지 감상하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오크우드호텔
오크우드호텔

●특급 호텔에서의 휴식과 골프

조금 더 예산을 쓰고 케이프라차호텔(Cape Racha)이나 오크우드호텔(Oakwood)과 같은 시라차 시내의 특급 호텔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시라차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고 호텔 주변에는 깔끔한 일본 음식점이나 주점, 마사지 거리, 쇼핑몰 등이 있어 저녁 시간에 태국 소도시의 재미를 만날 수 있다.

두 호텔 모두 특급호텔에 걸맞는 깔끔한 시설과 수영장,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완비하고 있으며 레지던스를 겸해 간단한 주방 시설을 객실에 갖추고 있다. 오크우드는 시라차에서 가장 높은 호텔로 루프탑에서는 근사한 전망을 제공한다. 시라차 골프투어는 전국 주요 골프여행사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예산이나 여행기간에 맞춰 실속, 품격, 고품격 등 숙소와 골프 코스를 다양하게 조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시라차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얼웨이즈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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