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9월 가볼 만한 곳 6’ 추천
설악산·불국사·오동도 등…대표 여행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9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수학여행의 재발견’이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마냥 신나 미처 몰라봤던 수학여행지의 매력을 새로 발견하게 된다. 추천 여행지는 총 6곳으로 ▲서울 경복궁 ▲용인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여수 오동도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 중 최초로 건립한 궁으로, 근정전 마당에 서면 인왕산과 북악산이 한눈에 보인다. 사진은 경회루 / 서영진
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 중 최초로 건립한 궁으로, 근정전 마당에 서면 인왕산과 북악산이 한눈에 보인다. 사진은 경회루 / 서영진

한복 입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궁궐, 경복궁

경복궁은 학생들의 단골 수학여행지다. 전각 지붕마다 애틋한 사연이 내려앉고, 교복 대신 한복을 입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마당을 채운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 중 최초로 건립한 궁으로, 박석을 깐 근정전 마당에 서면 인왕산과 북악산이 한눈에 보인다. 궁중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는 1960년대에 스케이트장으로 쓰였으며, 연못 앞 수정전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집현전이 있던 자리다. 왕비의 숙소인 교태전, 대비의 거처인 자경전의 굴뚝은 보물로 사랑받고 있다. 향원정 너머 건청궁은 고종이 머물던 가옥으로 국내에서 처음 전기가 들어온 곳이다. 조선의 법궁이었던 경복궁은 가슴 아픈 역사도 지니고 있다. 임진왜란 때 폐허가 되어 흥선대원군이 중건했지만 일제강점기에 다시 훼손되는 시련을 겪었다. 경복궁 신무문을 지나면 청와대 정문과 연결되는데, 청와대 본관 내부와 옛 관저, 녹지원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한국민속촌에서는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시대 캐릭터가 등장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채지형
한국민속촌에서는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시대 캐릭터가 등장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채지형

MZ세대를 사로잡은 용인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은 전통을 현대 감성으로 포장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시대 캐릭터를 앞세워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고,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를 진행한다. 야간 개장과 함께 멀티미디어 공연 ‘연분’도 선보인다. 에버랜드는 한국민속촌과 짝을 이루는 수학여행지다. 특히 1950~1960년대 미국을 모티프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을 찾는 이가 많다.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에버랜드 대표 정원 ‘포시즌스 가든’과 회전목마 ‘로얄 쥬빌리 캐로셀’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가 시작되면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설악산 흔들바위는 100여명이 함께 식사할 만큼 넓은 ‘식당암’이라는 반석 끄트머리에 위치해있다. 굴러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정철훈
설악산 흔들바위는 100여명이 함께 식사할 만큼 넓은 ‘식당암’이라는 반석 끄트머리에 위치해있다. 굴러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정철훈

■만우절마다 ‘추락’ 소문에 시달려도 꿋꿋한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

강원도 속초는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 명소로 통한다. 특히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는 수십 년이 흘러도 수학여행의 추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흔들바위는 설악산 자락에 터를 잡은 계조암 앞, 와우암 위에 있다. 100여명이 함께 식사할 만큼 넓어 ‘식당암’이라고 불리는 반석 끄트머리에 위치한다. 공처럼 둥근 바위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선 모습이 꽤 인상적인데, 손만 대도 굴러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장면이다.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에서 흔들바위까지 약 3km로 제법 먼 거리지만, 마지막 600m 산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평지처럼 완만한 길이다. 걷는 내내 시원한 계곡과 그림 같은 울산바위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무령왕릉은 1971년 여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 배수로 공사 중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 이정화
무령왕릉은 1971년 여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 배수로 공사 중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 이정화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가치,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수학여행에서 장기 자랑이나 캠프파이어, 베개 싸움의 추억은 선명하지만 관광지와 유적에 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세월이 흘러 충남 공주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찬란한 백제 문화의 흔적이 가득한 공주에서는 무령왕릉과 왕릉원이 대표적이다. 무령왕릉은 1971년 여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 배수로 공사 중이었는데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삼국시대 왕의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정확히 알려진 곳이다. 무령왕릉과 왕릉원에는 7기의 고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전시관에서 각 무덤의 구조와 유물 모형을 관람할 수 있다. 실제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있고 왕과 왕비의 목관, 1,500년간 내부를 지탱한 벽돌, 무덤을 지키는 석수, 왕 내외가 착용한 장신구 등을 볼 수 있다.

수학여행 단체 사진의 배경인 청운교와 백운교는 지금도 불국사 인증 사진 명소다 / 김수진
수학여행 단체 사진의 배경인 청운교와 백운교는 지금도 불국사 인증 사진 명소다 / 김수진

국내 수학여행 1번지,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는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로, 대표 코스는 불국사다. 우뚝한 범영루를 중심으로 동쪽에 청운교와 백운교, 서쪽에 연화교와 칠보교가 자리한다. 수학여행 단체 사진의 배경인 청운교와 백운교는 지금도 불국사 인증 사진 명소다. 대웅전 뜰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탑이자 국보인 다보탑과 삼층석탑이 있다. 다보탑과 석가탑은 강탈과 도굴의 아픔을 겪었는데, 다보탑의 경우 일제강점기 때 사리와 사리장치를 비롯한 유물이 모두 사라졌고 기단 돌계단 위에 있던 돌사자 넷 중 하나만 남았다. 석가탑은 1960년대 도굴로 손상됐지만 보수하는 과정에서 여러 유물이 발견됐고 그중 ‘불국사 삼층석탑 사리장엄구’는 2018년 개관한 불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불국사와 세트 코스인 석굴암 석굴은 토함산 중턱에 화강암으로 지었으며 본존불을 중심으로 여러 불상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오동도에 들어갈 때는 방파제 따라 바다를 가로지르며 걷고, 관람 후에는 동백열차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 정은주

그 시절 여수 밤바다를 보려면, 여수 오동도

완행열차나 시외버스를 타고 수학여행 가던 때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여수 오동도는 추억의 장소다. 방파제를 따라 10~15분 걷거나 자전거, 동백열차 등을 이용하면 오동도에 금방 도착한다. 방파제와 산책로를 차례로 지나 동백나무 숲에 들어서면 무성하게 뻗은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 순식간에 주변이 어두워진다. 가느다란 햇살과 청아한 새소리, 시원한 실바람 속을 거닐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해안 절벽으로 이어진 갈림길에서는 탁 트인 바다와 용굴, 코끼리바위, 지붕바위 등의 절경을 만나게 된다. 섬 정상에 다다르면 1952년 처음 불을 밝힌 오동도등대를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오동도의 풍경을 감상한 뒤 맞은편 야외 찻집에서 동백꽃차를 맛보는 것도 좋다. 내려오는 길목에는 푸른 신우대 군락과 나무줄기가 둘로 갈라진 ‘부부나무’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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