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당일 해외여행 신규 예약 약 2배 증가
유류할증료 및 항공권 가격 하락도 겹경사
경기 침체‧고환율로 위축된 소비 심리 우려

항공‧여행업계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가 3일부로 폐지되면서다.

질병관리청은 모든 입국자들에게 실시했던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PCR, RAT)와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를 9월3일부터 중단한다고 8월31일 발표했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는 시간과 비용, 현지 확진시 일정 변경 등의 부담으로 작용했던 만큼 항공‧여행업계는 반색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행될 예정이라 막바지 연휴 모객은 물론 10월 개천절, 한글날을 포함한 연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9월부터 유류할증료가 8월 대비 6단계 떨어진 16단계로 인하되고 국제선 운항 확대 등으로 항공권 가격이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순풍이 됐다.

9월3일부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폐지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 픽사베이 
9월3일부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폐지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 픽사베이 

실제로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하나투어는 “이미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면제를 검토하던 8월 넷째 주부터 신규 예약이 증가세를 나타냈다”며 “발표 당일에는 일본, 베트남을 중심으로 예약률이 전주 대비 2배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발표 당일 하루 예약자는 2,234명으로 일주일 전인 1,599명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2,200명보다도 많은 인원이다. 참좋은여행은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9월 예약자는 코로나 이후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장 10월 연휴 상품이 빠르게 마감되고 올 겨울 동남아와 유럽 여행도 성수기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여행 수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뜨거워질 전망이지만 콧노래를 부르긴 이르다. 아직 입국 후 PCR 검사 1회 의무는 물론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 침체 우려, 1,300원대의 고환율 등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장애물과의 사투가 남아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 시장은 전통적으로 9월 이후 비수기에 접어든다”며 “금리부터 물가, 환율 등이 모두 올라 살림이 빠듯해진 상태라 여행에 대한 소비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최근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괌이나 다낭 등을 경기도 ‘괌릉시’, ‘다낭시’에 빗대어 표현하며 해외여행에 대한 실망감을 전하는 후기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과도기적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소비자들의 낮은 만족도가 분위기를 누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8월31일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입국 후 PCR 검사 의무가 유지되는 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 검사 후 확진시 이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또는 격리호텔 등도 확충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입국 후 PCR 검사도 페지해 일상을 회복시켜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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