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2병까지 면세, 담배·향수는 기존한도 유지
“인터넷 최저가가 더 싸다?” 사라진 면세찬스

정부가 9월6일부터 면세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인상했다. 8일 기준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사진은 인천공항 1터미널 / 이은지 기자
정부가 9월6일부터 면세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인상했다. 8일 기준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사진은 인천공항 1터미널 / 이은지 기자

해외여행자의 면세한도가 800달러로 상향됐다. 여행자 편의 개선과 여행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고환율 탓에 면세쇼핑 부담이 커졌고 물가상승률 대비 인상폭이 크지 않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9월6일부로 해외여행자의 기본면세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인상했다. 기본면세한도를 상향한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별도면세한도는 술, 담배, 향수 3개 품목에 한해 적용된다. 주류의 경우 기존에는 400달러 이하의 1L 이하 술 1병에 대해서만 무관세 반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2병까지 면세가 가능하다. 단 총량이 2L 이하이면서 총 가격이 400달러 이하여야 한다. 담배(200개비,10갑)와 향수(60ml)의 별도면세한도는 유지된다. 기획재정부는 "여행자 편의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8년 만의 면세한도 인상에 여행사와 여행자도 반가움을 표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면세한도 확대 개정은 침체돼 있는 관광산업에 충분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본다”라며 “국민소득이 크게 올라갔음에도 면세한도가 그대로였던 점을 감안해도 엔데믹을 기대하는 현 시점에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예약률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여행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이슈”라고 덧붙였다. 여행자들은 특히 술 면세한도 인상을 반겼다. 

환율이 고공행진 중이어서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원달러환율은 9월7일 13년만에 1,380원을 돌파했고, 일각에서는 1,45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금융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오고 있다. 8월 말 해외여행을 다녀온 한 여행자는 “오랜만에 면세쇼핑을 할 생각에 들떴지만 높은 환율로 온라인 최저가가 더 싼 경우가 많아 면세쇼핑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커뮤니티에서는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200달러 인상은 턱 없이 부족한 수준", “예전과 달리 드라마틱한 할인이나 프로모션도 없고, 요즘 인터넷 면세품 보면 상품이 없어 800달러 채우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라는 의견도 다수를 이뤘다. 담배와 향수 면세한도가 그대로라는 점도 아쉬움을 더했다. 해외여행과 면세업계가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병행돼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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