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일본 등 단체‧동호회 문의 증가
겨울 해외골프…늘어난 관심에도 걱정
소비심리 흔드는 고환율‧물가‧경기침체

해외골프 시장에 걱정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9~10월은 전통적으로 해외골프 시장의 비수기로 겨울 동계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다.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해제되면서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어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분위기다.

해외골프는 해외여행 시장에서도 가장 먼저 기대를 모았던 타깃으로 꼽혔다. 게다가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크게 오르며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해외골프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해외골프 수요는 회복하는 듯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괌‧사이판을 중심으로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골프 목적지에 수요가 모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뚜렷하게 회복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한 골프 여행사 관계자는 “여름까지는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와 코로나19 기간에 골프를 시작해 해외골프 경험이 없는 ‘골린이’ 수요가 해외골프로 유입됐지만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해외골프 시장이 동계시즌을 준비한다. 9월에 접어들며 소비자들의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얼마나 많이 예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태국 카오키여우 CC / 여행신문 CB 
해외골프 시장이 동계시즌을 준비한다. 9월에 접어들며 소비자들의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얼마나 많이 예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태국 카오키여우 CC / 여행신문 CB 

그나마 다행은 9월에 접어들며 해외골프 시장에 온기가 돈다는 것이다.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해제되며 동계 시즌을 준비하는 문의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어느 지역을 불문하고 고루 문의가 증가했다”며 “주로 11월 이후 동계시즌을 준비하는 단체, 동호회 수요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미리 준비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비자 입국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 일본 골프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골프여행에 대해 최근 하루 견적 문의만 수백 건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증가한 문의에도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걱정이 크다. 견적은 보내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성사돼 여행까지 마무리될지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위기다. 아무리 국내 골프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도 고환율과 경기 침체에도 크게 요동치지 않는 안정적인 수요는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골프 수요는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2030세대 또는 60대 이상으로 나뉜다”며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50세대의 움직임이 주춤한 것을 보아 아무래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여행 의향은 있지만 실제 소비 심리는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항공료와 해외 골프장 이용료도 인상되면서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한몫 더했다.

또한 MZ세대가 골프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했다지만 해외골프 수요로 얼마나 유입시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젊은 층의 소비자들은 여행 후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지만 올해 안에 다시 해외 골프를 떠날 것인지에 대한 의향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아직 해외골프 시장에서 MZ세대를 안정적인 수요로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외골프 시장은 겨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에 접어드는 시점인데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출입국 제한이 크게 완화됐고 동계시즌 항공 공급이 늘어나면 항공권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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