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위기이자 기회?
지방공항 회복에 속도…신생 항공사도 존재감

비록 각종 경제 지표가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항공업계는 2023년 새해 코로나19로 축소된 국제선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손실 회복에 전력 질주할 전망이다. 

 

장거리 및 중국 노선 확보가 관건 

올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시선을 두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중복 운항 노선의 일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EU, 미국 등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해를 넘겨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지난해 양사의 단독 노선이었던 몽골 노선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주3회, 프랑크푸르트 노선에는 에어프레미아가 주5회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마무리 짓게 되면 양사가 중복 운항하는 국제선과 독점 노선의 운수권을 반납해야 하므로, 기회는 신생 항공사들을 비롯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장거리 노선에 처음 진입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지속적으로 중장거리 노선으로 네트워크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따낸 시드니 운수권으로 지난해 12월 양사의 독점 노선이었던 인천-시드니 노선을, 에어프레미아도 LA 운수권으로 지난해 10월 인천-LA 노선에 진입한 바 있다. 이들 항공사는 B787-9와 A330-300을 보유해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이 뛰어들기 어려운 노선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를 위해 기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던 노선뿐만 아니라 아직 직항이 없는 지역들도 살피며 취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또 다른 굵직한 관전 포인트는 중국 노선이다. 중국노선에 대한 시선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한-중 하늘길 오픈에도 기대가 모였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중국 노선 여객은 1,843만명으로 전체 여객(1억2,337만명)의 약 15%를 차지한 만큼 중국 노선은 국내 항공사들에게 중요한 열쇠다. 지난해 중국 노선 회복률이 10%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요와 매출로 회복하려면 중국노선의 재개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공항에도 볕든다 

올해는 지방공항의 재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2023년 최대 목표로 국내 지방공항들과 해외 공항을 연결하는 신규 노선을 발굴해 ‘글로컬(글로벌+로컬)’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포, 김해, 제주, 대구, 청주 등 7개 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항공자유화, 비자 완화 등을 건의하고 신규 취항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신설해 균형 있는 항공여객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게 골자다. 또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부산 상공회의소 등과 ‘김해국제공항 장거리 유치 협의회’를 개설하고 김해국제공항발 장거리 노선 취항에도 힘을 쏟는다. 2020년 핀에어가 부산-헬싱키 노선에 취항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된 만큼 만약 김해국제공항발 장거리 노선을 유치한다면 유력한 노선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축소된 공항 조업 인력 등 인프라 회복이 지방공항 활성화에 속도를 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신생 항공사들의 영향력도 지켜볼 일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도쿄, 타이베이, 하노이, 호치민, 클락 등 5개 국제선 취항에 성공했다. 올해는 지난해 11월 말 4호기로 신규 도입한 중대형 항공기 A330-200을 베트남과 타이완 노선에 적극 활용할 계획인데 장기적으로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둔 에어로케이는 오는 4월 첫 국제선으로 오사카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며, 이후 후쿠오카 또는 도쿄 노선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약 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한 만큼 올해는 영업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형항공사 하이에어도 올해 3월 일본 국제선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불확실한 중국 고려해도 ‘흑자전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3년 전 세계 항공산업이 수익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ATA에 따르면 2023년 항공사들은 매출액 7,790억 달러와 약 47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는 2019년 이후 첫 흑자다. 특히 여객 부문의 회복세가 수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객 수요는 2019년 수준의 85.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점이라는 데 의미를 뒀다. IATA의 전망으로는 올해 전 세계 여객 수는 약 42억명이다. 다만 화물 부문의 예상 수익은 1,494억 달러로 2022년보다 520억 달러 적은 규모지만 2019년보다는 여전히 큰 규모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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