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기획 상품 긍정적 성적표…비중 늘린다
젊은 세대 확보 위해 상품·채널 다각화 분주

여행사들은 조용하지만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본격적인 해외여행시장 회복의 출발선에서 선두를 달리기 위해서다. 핵심은 다변화다. 다양한 여행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획 상품을 선보이고 판매채널을 다각화한다. 가장 기본인 상품에 힘을 쏟는 일, 엔데믹을 맞아 여행사가 택한 정공법이다.

가장 기본인 상품에 힘을 쏟는 일, 엔데믹을 맞아 여행사가 택한 정공법이다 /픽사베이
가장 기본인 상품에 힘을 쏟는 일, 엔데믹을 맞아 여행사가 택한 정공법이다 /픽사베이

해외여행시장 회복 궤도로 진입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해 1~11월 모객 실적<표>을 살펴보면 하반기부터 회복세는 두드러진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 동월에 비해 양사 모두 2022년 7월 10% 수준으로 올라서더니 점차 증가해 11월에는 20%를 돌파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현재 송출객은 20% 수준이지만 문의·예약은 60%대로 늘어났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를 입증하는 셈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75% 이상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최우선 목표는 흑자전환이다. 4년 연속 적자는 여행사 존립 문제에도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까지는 어렵더라도 하반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례행사였던 사업계획 발표는 코로나 이후 자취를 감췄다.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돼 내부적으로 틀은 잡고 있지만 상세 계획은 그때그때 유동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기조다. 주요 여행사 중 노랑풍선이 유일하게 내년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매출 목표 대신 방향성만을 제시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할 시기

여행사들은 패키지상품을 무기로 꼽았다. 자유여행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과 달리, 지난해 패키지상품의 선전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처럼 국경개방 초기에 단체여행만 허용한 목적지들이 있었고, 안전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에 여행사들은 안전을 기본으로 특별한 경험을 더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는 다채로운 테마상품이 시험대에 오른 한 해였다.

하나투어의 ‘하나팩 2.0’과 ‘하나 Original’, 모두투어의 ‘시그니처’, 참좋은여행의 ‘라르고’ 등 다양한 전략 기획 상품이 도전장을 던졌다. 하나투어는 “매년 하는 고객만족도조사에서 지난해 84.4점이 나왔다”라며 “코로나 이전 70점 중후반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로 고객 중심 상품을 선보인 결과”라고 자평했다.

모두투어의 주력 상품 ‘시그니처’도 순항 중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는 시그니처 상품 예약 비중이 전체의 5%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10%를 넘어섰다”라며 “올해는 30%까지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절대적인 송출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해외여행객 규모가 늘어날 올해 여행상품의 변신에 대한 보다 제대로 된 분석과 평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색 상품으로 MZ세대 잡아라

고객층 확대에도 열을 올린다. 여행사들은 기존 패키지 주 고객층이었던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주목했다. 복잡해진 입출국 절차와 안전 우려·비용 부담 등으로 개별 예약을 선호하던 젊은 세대가 여행사로 눈을 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 시장 규모를 늘리는 일종의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지난해 2040 세대의 패키지 예약 비중이 2019년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히며 “세대별·테마별·동반인별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여행상품의 질적인 향상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방송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홍보와 판매를 동시에 노리는 적극적인 콜라보도 돋보인다.

모두투어는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테마여행 ‘컨셉투어’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고, 노랑풍선은 예능프로그램 <배틀트립> 등과 콜라보한 상품을 기획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지난해 MZ세대가 만든 취향 맞춤형 상품 ‘MZ PICK'을 론칭했으며, 최근 예능프로그램 <여행설계자들>과 공동 기획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시스템 개발과 오프라인 영업 계속

올해도 온·오프라인 영업 시스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 여행사들은 지난 3년간 차세대 ERP에 투자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홈페이지와 앱의 UI·UX(사용자 경험 환경)을 개선해왔다.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지금도 각 여행사들은 플랫폼 고도화 및 내부 시스템 정비에 한창이다. 노랑풍선의 자유여행 플랫폼은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론칭 시점과 비교했을 때 이용객 수가 확실히 늘었다”라며 “올해도 고객편의 중심의 시스템 고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오프라인 채널 복구에도 힘쓴다. 대리점 네트워크 기반으로 동반성장을 모색하고, 안정적인 상품 운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중장년층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대리점 영업지원을 강화해 오프라인 판매 채널 정상화에 힘쓸 계획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베스트파트너(BP)와 일반여행사에 대한 이원화된 지원책으로 관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지난해 B2B 영업팀을 신설한 교원투어는 올해 대리점 1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6월 1호점 개설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각지에 전문 판매점, 제휴 및 일반대리점, 대형유통채널 입점 판매점 등 35개의 ‘여행이지 파트너스’가 운영 중이다. 

 

영업채널 다양화 속도전

판매채널 확보를 위해 여행사들은 동분서주할 전망이다. 자체 채널 운영 및 활성화 움직임도 꾸준하다. 하나투어(하나 Live), 모두투어(Live M), 인터파크투어(인터파크TV) 등이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 계륵으로 여겨지는 홈쇼핑이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업계는 라이브커머스 채널의 다른 특성에 주목했다.

홈쇼핑은 단기적으로 많은 성과(콜수)를 낼 수 있지만 전환율이 낮고,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의 경우 절대적인 예약 건수가 많지는 않아도 최종 예약률은 높은 ‘전략적인 채널’이라는 평가다.

교원투어는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모색한다. 상반기 각 계열사의 혜택을 합친 멤버십 제도를 론칭하고,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여행사들은 카드사와의 제휴는 물론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소셜미디어 등 뉴미디어 채널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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