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위스키 생산국…대부분 싱글 그레인 위스키 제조
로키산맥 빙하로 만든 위스키부터 수제 위스키까지

커피도, 위스키도 싱글이 대세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은 이미 유명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맛과 브랜드에 대한 탐색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몰라서 못 마신’ 캐나다 위스키는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캐나다의 정신이 녹아 있는 또 하나의 세계다.

       로키산맥의 청정한 자연을 품고 있는 알버타 주에는 24개의 크래프트 양조장이 운영 중이다 / ⒸDestination Canada
       로키산맥의 청정한 자연을 품고 있는 알버타 주에는 24개의 크래프트 양조장이 운영 중이다 / ⒸDestination Canada

4대 위스키 생산국, 캐나다 위스키

캐나다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과 함께 세계 4대 위스키 제조국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인의 신대륙 이주로 시작된 주조의 역사는 비슷하지만, 1920년 미국이 금주법을 시행하면서 역으로 캐나다 위스키 산업이 크게 성장했던 흥미로운 역사도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캐나다 위스키는 라이 위스키, 캐나디안 라이 위스키로 불린다. 신대륙의 작물 환경에 따라 주원료가 보리 대신 밀(wheat)과 곡물(grain)로 대체되자 독일계 이민자들이 풍미를 위해 라이(Rye, 호밀)을 첨가한 것이 시작이다. 호밀 위스키가 큰 인기를 끌면서 ‘라이’는 캐나다 위스키의 대명사가 됐다. 그것이 관습으로 굳어져 호밀 함량이 낮거나 거의 없는 캐나다 위스키도 여전히 ‘라이’로 통용된다.

캐나다 위스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곡물에서 증류한 알코올을 사용해야 하며 최소한 3년 동안 작은 나무통 숙성을 거친 후 병입시 최종 알코올 함량이 40%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단일 증류소의 원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싱글 그레인 위스키가 대부분이다. 캐나다 위스키는 다양한 풍미의 가미를 허용하는 규정과 제조 공법의 발달로 창의적인 크래프트 양조인들의 혁신적인 도전에 유리한 시장이다. 한국에서는 크라운 로열 (Crown Royal), 캐나디안 클럽(Canadian Club) 등 일부 캐나다 위스키만 접할 수 있지만, 캐나다 현지에서는 소규모 증류소를 견학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바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키산맥의 청정한 자연을 품고 있는 알버타 주에는 24개의 크래프트 양조장이 운영 중이다.

알버타 주 최초의 크래프트 디스틸러리(Craft Distillery)인 오 클레어 디스틸러리(Eau Claire Distillery) / ⒸTravel Ablerta

역사와 유산으로 깊이가 더해지는, 오 클레어 디스틸러리

알버타 주는 캐나다에서도 최고의 보리 생산지로 꼽힌다. 덥고 건조한 여름은 독특한 풍미를 지닌 보리 알갱이를 잘 여물게 한다. 로키산맥 기슭의 작은 마을 터너 밸리(Turner Valley)에 위치한 오 클레어 디스틸러리(Eau Claire Distillery)도 알버타 현지에서 생산되는 보리와 향신료만을 사용한다. 터너 밸리는 알버타 주 캘거리에서 남서쪽으로 45분 떨어진 지역으로 금주령과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오 클레어 디스틸러리는 전 세계 증류소 중에서 유일하게 말을 이용하는 농법을 이어오고 있다. 토양(떼루아)과 전통적인 농법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렇게 생산된 소량의 곡물은 한정판 위스키 생산에만 사용된다. 알버타 주 최초의 크래프트 디스틸러리(Craft Distillery)이기도 한 오 클레어는 1929년에 극장과 댄스홀로 사용되었던 유서 깊은 건물에 자리잡았다.

‘금지 경험(Prohibition Experience)’이라는 이름의 흥미로운 투어는 1920년대 금주령 시기에 불법 위스키 거래의 중심지였던 터너 밸리의 역사와 풍광, 소리, 맛을 따라서 현재의 오 클레어 디스틸러리까지 알 수 있는 기회다. 투어 끝에는 수상 경력에 빛나는 증류주와 칵테일 시음이 이어진다. 금주령 당시 비밀스럽게 운영되었던 비밀 주점의 분위기를 재현한 스피크이지(Speakeasy)는 1940년에 지어진 창고를 개조한 곳으로 지금은 결혼식, 회의, 기업 행사 등에 사용된다.

파크 디스틸러리에서는 로키산맥의 6개 빙하에서 흘러 내려온 물을 사용해 위스키를 만든다 / ⒸPark Distillery
파크 디스틸러리에서는 로키산맥의 6개 빙하에서 흘러 내려온 물을 사용해 위스키를 만든다 / ⒸPark Distillery

로키산맥 빙하수를 사용하는 밴프 맛집, 파크 디스틸러리

알버타 주 밴프 타운에 위치한 파크 디스틸러리(Park Distillery)는 캐나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유일한 증류소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물은 로키산맥의 6개 빙하에서 흘러 내려온 것으로, 석회암 퇴적물을 통과하면서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곡물 역시 알버타 고지대에 위치한 농장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재료의 순도를 보존하기 위해 제분하고, 으깨고, 증류하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생산은 소량만 가능하다.

수작업 과정을 둘러볼 수 있는 무료 양조장 투어와 시음이 포함된 유료 투어가 진행되며, 시음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6가지 증류주의 ½온스 샘플을 제공한다. 100% 알버타 호밀 위스키에 퀘벡산 메이플 시럽을 첨가한 ‘파크 메이플 라이(Park Maple Rye)’가 호평을 얻고 있다.

 

북미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 스트래스코나 스피리츠 디스틸러리

알버타 주 애드먼튼(Edmonton)의 여행 1번지 올드 스트래스코나(Old Strathcona)는 1900년대 건축 양식을 감상하며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60여 개의 갤러리를 포함해 이곳의 개성 넘치는 가게 중에는 북미에 가장 작은 양조장도 있다. ‘축제와 문화의 수도’로 불리는 애드먼튼 최초의 양조장이기도 한 스트래스코나 스피리츠(Spirits, Strathcona Spirits Distillery)다.

양조장 규모가 작아서 생산하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병 디자인이 세련된 압생트, 호밀 위스키, 몰트 스피릿, 보드카, 진 등을 모두 알버타에서 생산된 재료로만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압생트 블랑시’는 알버타 스피릿 어워드에서 2021년 올해의 스피릿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45분 동안 증류 및 숙성 과정을 알려주는 투어 후에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개성 넘치는 스피릿(spirit)을 충분히 시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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