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이 화두다. 정확히는 오픈AI의 AI챗봇 ‘챗GPT’가 화두다. 지난해 말 놀랍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등장한 챗GPT는 전 세계 IT기업들을 자극하는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똑똑해진 챗GPT에게 질문했다. “여행사들은 챗GPT의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까?” 그러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네, 여행사들은 GPT 기반 채팅 기술로 운영을 간소화하고 응답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판매를 늘릴 수 있습니다. (중략)” 챗GPT는 스스로 탄생의 이유를 잘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국내 여행업계는 이미 2017년부터 챗봇을 도입(하긴)했다. 당시 챗봇은 상담 업무를 간소화하고 이를 통해 응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방안으로 통했는데, 여행업계의 챗봇은 대개 미리 설계된 시나리오 안에서 고객이 터치 또는 클릭으로 답을 얻는 버튼형으로 인공지능형 챗봇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주 간단한 질문에만 겨우 응대가 가능한 수준이라 상담원까지 연결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2023년, 지금은 어떨까?

이번에는 챗봇을 운영 중인 주요 여행사들에게 질문했다. “여행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챗봇은 얼마나 달라졌나요?” 여행사들은 몇 년 사이 챗봇의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했고 응답률도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챗봇 이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버튼형에서 인공지능형으로 더욱 고도화된 챗봇을 찾기도 어려웠다.

“챗봇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딱히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끝을 흐리는 담당자의 잘못은 아니다. 챗GPT도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고 시시각각 바뀌는 최신 정보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등의 한계가 있다. 챗봇을 움직이는 힘이 데이터에 있다면, 그동안 축적한 여행사 상담과 관련된 전문 데이터가 바로 그 힘의 원천이다. 이제는 여행사에 특화된 데이터로 전문 상담력을 키우는 데 전력을 모아야할 때다. 챗GPT의 등장으로 챗봇의 평균 수준은 더욱 높아질 테고, 여행사의 챗봇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매우'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