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진 프리미엄 상품, 회복세 빨라
물가 상승에 허리띠 졸라매는 여행자도

패키지여행에서 프리미엄 상품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여행수요가 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 픽사베이
패키지여행에서 프리미엄 상품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여행수요가 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수요가 저가상품과 고가상품으로 양극화되는 모양새다. 코로나 이후 프리미엄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시장과 저가 경쟁에 동시에 대응하는 여행업계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가성비vs가심비, 여행자의 선택은?

“여행시장 전반적으로 저가상품과 고가상품으로 수요가 양분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여행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평가다. 코로나 이후 여행자들은 고물가·고금리 이중고로 인해 저렴한 여행상품을 찾기도 하고, 보복소비로 기꺼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은 “상품 가격대에 따른 매출 비중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기존에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프리미엄 시장의 고객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청년층의 경우 단거리라도 프리미엄 상품을 경험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반면 코로나 이후 제한적인 공급으로 항공운임이 안정되지 않자 비교적 저렴한 패키지상품으로 눈을 돌린 여행자들도 등장했다. 항공·숙박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가성비’를 택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행사들은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량 모객을 위한 저가 상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성향을 반영하기 위한 상품 구성과 판매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상품이 일반 상품에 비해 높은 회복세를 보이면서 여행사들은 관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 픽사베이
프리미엄 상품이 일반 상품에 비해 높은 회복세를 보이면서 여행사들은 관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 픽사베이

■프리미엄 상품 다양화·고도화에 집중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 시기를 맞아 프리미엄 상품의 회복세가 돋보인다. 하나투어는 “회복 수준을 놓고 봤을 때 일반 상품군이 30%인 반면, 럭셔리 맞춤여행 브랜드 ‘제우스월드’는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프리미엄 테마존’을 별도로 운영 중인데, 지난 1월 프리미엄 상품 판매액과 예약자 수는 전월 대비 각각 59%, 35% 증가했으며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가격보다는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두투어는 “예를 들면 캐나다 로키 10일 상품은 과거 200만원대의 코치 상품이 인기가 많았던 반면, 최근 비아레일을 이용한 1,400만원대 하이엔드 상품도 유의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라며 “시장 변화가 있다는 판단 하에 프리미엄 시장의 확장을 상품기획 전략의 한 꼭지로 삼고, 올해 전체 판매에서 하이엔드-프리미엄-시그니처 라인 비중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상품의 핵심은 차별화된 일정이다. ‘무조건 비싼 상품’이라기보다는 ‘제 값하는 상품’에 초점을 둔다. 하나투어 제우스월드는 개별 맞춤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각 지역별 스테디셀러 상품을 고도화하고 전문가와 함께 하는 ‘그랜드투어’ 상품을 다양화 할 계획이다. 참좋은여행은 항공좌석과 숙소, 식사 업그레이드 외에도 여유로운 일정 속에서 특별한 현지 경험을 녹인 라르고 상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으며, 여행이지는 5성급 호텔로만 구성한 료칸 중심 패키지와 크루즈 상품 등 프리미엄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다. 

 

■저가 낙인 동남아는 어쩌나 

동남아 시장은 여전히 저가경쟁이 치열하다. 항공공급이 빠르게 회복된 베트남 다낭의 경우 더욱 그렇다. 2월21일 현재 몇몇 여행사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낭 3박5일 상품을 최저가 39만9,000원부터 판매 중이다. 게다가 많게는 억대의 방송료를 지불해야 하는 홈쇼핑에서도 저가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단기간 대량 모객과 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코로나 이전 이미 오랜 기간 지속된 덤핑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동남아 패키지는 싼 맛에 간다”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데, 가격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섣불리 상품가를 높일 수도 없다는 여행사들의 하소연도 많다.

한 동남아 랜드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재개됐지만 랜드사들은 마이너스피를 떠안고 시작하는 데다 여행사에서 홈쇼핑 비용까지 전가하니 여전히 생존이 위태롭다”고 울분을 토했다. 저렴하게 여행을 떠나기 위해 쇼핑이나 옵션 등을 감수하는 여행자들도 있겠지만, 고객 불만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과도한 저가 경쟁을 지양하기 위한 여행자와 여행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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