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부터 업무 강도까지 '동상이몽'…대외 변수에도 취약
한 자리 공석 채우는 데도 6개월 이상…"일할 사람 없다"

여행업계가 인력난으로 오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며 업무량은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떠난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아서다. ‘일할 사람이 없다’는 여행업계와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다고 외치는 ‘일할 만한 사람’들의 간극이 크다.

고용 한파 속 여행업계 채용이 활발하지만 경력자 구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 픽사베이 
고용 한파 속 여행업계 채용이 활발하지만 경력자 구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 픽사베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중에는 전현직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고민과 고충을 나누는 방도 있다. 최근에는 여행사들의 경력자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이직에 대한 이야기도 활발하게 오가고 있다. 채팅방 대화를 살펴보면 여행인들이 여행업계로 다시 돌아올 때 가장 고려하는 요소는 연봉이다. 코로나19 이후 타 업계로 이직한 A씨는 “여행사에서는 박봉이었는데 다른 업계로 이직해 이제야 또래 평균 연봉을 받게 된 것 같다. 이직하고 여행업계가 얼마나 박봉이었는지 체감했다. 급여가 낮은 것도 문제이고 대외 변수에 너무 취약한 것 같아 다시 돌아가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현직 종사자들은 “OP 13년차인데 연봉은 4,000만원 아래다”, “2019년보다 연봉이 800만원 줄었다”, “곧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최소 동결하거나 인상률 3% 미만을 제시할까 두렵다”, “일도 재밌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은데 급여가 너무 낮다”며 낮은 급여 체제를 두고 하소연을 쏟아냈다.

여행업계의 '낮은 급여'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의 '낮은 급여'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픽사베이 

여행사 업무에 대해서도 이상과 현실의 차가 크다. 채용 과정에서는 상품 기획력과 서비스 마인드, 외국어 능력 등을 두루 평가했는데 막상 입사해보니 기획보다는 고객과의 상담이 대부분이라는 불만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 복귀 의지가 높은 경력자들도 상당수다. “여행업에 복귀하고 싶은데 3년 공백에 적응하지 못 할까봐 고민이다”, “타 업종으로 이직해보니 업무 스트레스도 크고 재밌는 분야도 아니어서 연봉을 조금 낮추더라도 다시 여행업계로 돌아올 의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연봉을 1,000만원 이상 낮추고 돌아왔다고 밝힌 이도 있었다. 대부분 여행업계의 업무가 활기차고 재미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여행업계도 채용에 대한 고민이 깊다. 여행수요가 100%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어서다. 기존 직원들이 업무 과다 고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충원을 결정한다 해도 누군가를 ‘모셔’ 올 정도의 급여를 제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력자와 채용협상 중인 한 여행사 관계자는 “서로 제시하는 급여 차이가 크고, 원하는 경력을 갖춘 사람을 구하기도 너무 어려워 결국 연봉을 조금 더 올려 제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석 한 자리를 채우는 데 6개월 이상 걸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업과 구직자 간 간극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