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11일 크라이스트처치 개최, 미팅 1만5,000건
문화·자연·사회·경제에 기여하는 ‘양질의 관광객’ 집중
에어뉴질랜드 35억달러 투자, ‘스카이네스트’ 도입해

뉴질랜드 최대 규모 관광교역전인 ‘트렌즈(TRENZ) 2023’이 5월8일부터 5월11일까지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 이은지 기자 
뉴질랜드 최대 규모 관광교역전인 ‘트렌즈(TRENZ) 2023’이 5월8일부터 5월11일까지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 이은지 기자 

뉴질랜드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양질의 관광객 유치에 집중한다. 뉴질랜드 최대 규모 관광교역전인 ‘트렌즈(TRENZ) 2023’이 5월8일부터 5월11일까지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코로나 여파로 4년 만에 대면 형식으로 열린 만큼 열기는 뜨거웠다.

5월8일 환영 행사에서는 뉴질랜드의 다양한 예술을 접목한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 이은지 기자 
5월8일 환영 행사에서는 뉴질랜드의 다양한 예술을 접목한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 이은지 기자 

■4년 만 대면 개최, 1,500여명 참여

트렌즈 2023에는 세계 25개국의 바이어 330개사와 뉴질랜드 현지 셀러 300개사 관계자 총 1,500여명이 모였다. 5성급 호텔부터 별보기투어까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셀러들이 참여했고, 뉴질랜드 인바운드 주요 시장인 호주, 중국,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바이어들도 함께 했다. 15분간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은 총 1만5,000여건 이뤄졌다. 한국에서는 교원투어, 노랑풍선, 롯데관광, 모두투어, 온라인투어, 젊은여행사블루, 참좋은여행, 하나투어(가나다순) 8개 여행사와 뉴질랜드관광청과 에어뉴질랜드 한국지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4년 만에 현지에 모인 만큼 각국 여행업 관계자들은 자유롭게 뉴질랜드 최신 여행정보를 공유하고 협력을 다지며 새로운 상품 개발을 약속했다. 지난해 4월 B2B 디지털 관광교역전 ‘트렌즈 커넥트(TRENZ Connect)’를 통해 온라인으로 만나야 했던 아쉬움을 털어버리는 순간이었다. 뉴질랜드관광산업협회(TIA)는 트렌즈가 열린 4일간 1분당 174뉴질랜드달러(이하 달러)의 경제 창출 효과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질랜드관광산업협회(TIA) 레베카 인그램(Rebecca Ingram) 최고경영자가 5월10일 미디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이은지 기자 
뉴질랜드관광산업협회(TIA) 레베카 인그램(Rebecca Ingram) 최고경영자가 5월10일 미디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이은지 기자 

■뉴질랜드 경제의 ‘왕관(Crown)’ 

여행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됐다. 뉴질랜드관광산업협회(TIA) 레베카 인그램(Rebecca Ingram) 최고경영자는 “관광은 무역 등 다양한 산업을 강화하는 뉴질랜드 경제의 ‘왕관’으로, 지금은 관광산업 재건을 위한 중요한 시기이며 양호한 회복 지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기준 뉴질랜드 외국인 방문객 수는 코로나 이전의 66%까지 회복했다. 친구·가족 방문과 레저 수요는 각각 코로나 이전의 78%, 40% 수준을 기록했다. 뉴질랜드관광청 르네 드 몽시(Rene de Monchy) 청장은 “레저 방문객은 코로나 이전 대비 지난 1월 57%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2월 53%에 머물며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경제 침체와 치열한 국제 여행시장 경쟁의 영향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관광은 뉴질랜드의 핵심 산업이다. 코로나 이전 409억달러 규모로 수출산업 1위였고, 전체 근로자의 8.4%(22만9,566명)가 관광업에 종사했다. 뉴질랜드 연간 관광수익은 2022년 기준 전년대비 2.7% 증가한 26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까지 410억달러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인력 충원은 여전히 과제다. 지난 2월 기준 뉴질랜드 관광업 종사자 수는 전년대비 2.6% 증가한 14만5,032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2%를 차지한다. 르네 청장은 “채용 진행 중인 관광업체의 비중은 지난해 말 75%에서 현재 56%로 다소 진전을 보였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는 새로운 환경에 맞게 운영체제 및 서비스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행사 기간 동안 뉴질랜드 지역 관광청과 공항에서 마련한 라운지에서 휴식과 간식을 제공했다 / 이은지 기자 
행사 기간 동안 뉴질랜드 지역 관광청과 공항에서 마련한 라운지에서 휴식과 간식을 제공했다 / 이은지 기자 

■‘양질의 관광객’ 유치에 초점 

장기적인 발전 전략으로 양질의 관광객 유치를 택했다. 여기서 양질의 관광객이란 단순히 많은 여행경비를 지불하는 ‘큰손’이 아니라 뉴질랜드의 문화·자연·사회·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모든 방문객을 뜻한다. 예를 들어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거나 여름 성수기를 제외한 시즌에 여행하는 이들까지 포함한다. 뉴질랜드관광청에 따르면, 양질의 관광객은 다른 방문객보다 9% 더 많은 여행비용을 지출하고, 여행기간 내 20% 가량 더 많은 지역을 방문하며, 비수기에 방문할 가능성이 5% 높고, 뉴질랜드 브랜드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속가능성’도 여행의 중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뉴질랜드관광청은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퀄마크(Qualmark)와 TSC(Tourism  Sustainability Commitment)를 운영 중이다. 현재 2,000개 이상의 관광업체가 퀄마크 인증을 획득한 상태이고,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관광단체인 TSC에는 2019년 4월 기준 1,000개 이상의 업체가 등록한 상태다. TIA 레베카 최고경영자는 “코로나로 인해 여행업의 DNA가 완전히 바뀌었고, 뉴질랜드는 새로운 시대의 여행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트렌즈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정부 관련 부처, 파트너와 함께 6월부터 관광산업 발전 전략을 재조정하고 세부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는 마오리 가치와 관점 반영, 인력을 포함한 업계 부흥 지원, 기술적 혁신 및 데이터 연구 강화, 방문자 경험 향상, 지속가능성 확보 등이 있다. 

알록달록한 건물이 돋보이는 크라이스트처치 뉴 리젠트 스트리트 / 이은지 기자 
알록달록한 건물이 돋보이는 크라이스트처치 뉴 리젠트 스트리트 / 이은지 기자 

‘티아키 약속’ 캠페인도 전개 중이다. ‘티아키(Tiaki)’는 사람과 그 사람이 사는 공간, 장소를 아끼는 의미의 마오리어로, 뉴질랜드 사람들과 해외 방문객 모두가 뉴질랜드의 문화와 사람들을 아끼고 배려하도록 격려하는 캠페인이다.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뉴질랜드인들은 방문자에게 티아키 약속을 당부하고 있다. 

에어뉴질랜드가 내년 9월 북미 노선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스카이네스트 좌석 / 에어뉴질랜드
에어뉴질랜드가 내년 9월 북미 노선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스카이네스트 좌석 / 에어뉴질랜드

■에어뉴질랜드, 기단 강화에 35억달러 투자

에어뉴질랜드는 향후 5년간 기단 강화에 35억달러를 투자한다. B787-9 드림라이너 8대와 A320neo 5대를 도입하고 내년부터 기존 B787 기종의 좌석을 개조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3층으로 구성된 침대좌석 ‘스카이네스트’도 도입한다. 2024년 9월 오클랜드 출발 뉴욕과 시카고 노선부터 투입할 예정으로, 장거리 여행시 이코노미 승객들이 누울 수 있는 6개의 공간을 마련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와 이코노미 좌석 사이에 위치하고, 이용객에게 베개, 시트, 담요, 귀마개, 독서등, USB 콘센트, 환기 장치, 조명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1회 4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약 400~600달러로 예상된다. 에어뉴질랜드는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라 자부하며, 장거리인 북미 노선에서 편안함과 수면을 중요시하는 수요가 높아 먼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마케팅과 탄소 중립 달성에도 집중한다. 향후 주요 시장 마케팅에 3,00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해외마케팅팀을 재구성해 브랜드 가치 향상을 모색할 계획이다. 기후 위기를 관광 위기로 규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한다. 지속가능 항공연료 도입, 운항 효율성 제고, 제로 배출 항공기술 개발 등을 포함한 ‘NZ0'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2026년에는 전기 항공기 비행도 계획 중이다. 

에어뉴질랜드는 지난해 국경 개방 이후 14일 만에 16개 국제선에 다시 취항했고, 올해 3월 기준 30여개 국제선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 이후 직원 3,000여명을 다시 고용했고, 국내선 네트워크에도 좌석을 추가했다. 그 결과 국제선은 코로나 이전의 91%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노선은 코로나 이전 수준, 아시아 노선은 코로나 이전의 117% 수준으로 공급을 회복했다.

에어뉴질랜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코노미 스카이카우치' 서비스 / 에어뉴질랜드

한국 노선에서 이용 가능한 에어뉴질랜드 특화 서비스로 '이코노미 스카이카우치'가 있다. 세 개의 이코노미 좌석을 하나의 침대처럼 사용해 누워갈 수 있는 서비스로, 여유로운 공간이 필요한 아이 동반 가족 승객에게 특히 인기다. 이용객 전용 대형 침구 세트를 제공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누워갈 수 있도록 연장 좌석 벨트도 제공한다. 

뉴질랜드관광청 르네 드 몽시(Rene de Monchy) 청장 / 이은지 기자 
뉴질랜드관광청 르네 드 몽시(Rene de Monchy) 청장 / 이은지 기자 

■[Interview] 뉴질랜드관광청 르네 드 몽시(Rene de Monchy) 청장
“코로나 이전 수준 관광객 회복이 우선…연중 여행지 도약”

-4년 만의 대면 개최다. 
뉴질랜드 현지에서 트렌즈를 통해 해외 바이어, 셀러, 미디어를 다시 연결할 수 있어서 기쁘다.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관광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국경이 개방되고,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발생하고, 지속가능성이 소비자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지들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여행자들에게 최우선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해야 하는 시기다. 

-뉴질랜드 여행 트렌드는.
뉴질랜드관광청은 방문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휴가와 재충전을 위한 여행지로 독특한 경험이 많고 청정 자연이 있는 뉴질랜드가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대응과 의료 인프라를 포함한 안전의 중요성도 커졌다. 현지 문화를 오롯이 즐기는 경향이 높고, 코로나 이후 일생에 한 번뿐인 ‘의미 있는’ 여행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몰입적이고 독특하고 지속되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경험에 대한 욕구가 높은데, 이들은 ‘양질의 여행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뉴질랜드의 자연과 문화를 깊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시장에 대한 평가와 목표는. 
한국은 코로나 이전 인바운드 6대 시장이었을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우선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방문객을 회복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뉴질랜드를 방문한 한국인 수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만4,000여명이며, 그중 레저 수요는 54%에 달한다. 아직은 회복세가 빠르지 않지만 현재 대한항공과 에어뉴질랜드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어 훌륭한 연결성이 강점으로 작용하리라 본다.

팬데믹 이후 한국인들 역시 깨끗한 자연에서 힐링하는 여행을 선호하는데, 뉴질랜드는 이에 부합하는 훌륭한 여행지다. 한국의 경우 현재 여행 회복세가 빠른 젊은 세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여름 성수기 이외 시즌까지 수요를 확대해 연중 여행지로 자리 잡고자 한다. 한국 여행업계와 협업해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고 지속적으로 여행자들에게 영감을 주며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열망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방문객의 ‘수’보다 방문객의 ‘가치’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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