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자들의 기사 밖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취재 중 생긴 일과 취재 후 에피소드, 여행 TMI까지 여행과 맞닿아 있는 여행신문 기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기사를 취재하다보면 다양한 일들이 생긴다. 고소를 당하기도 하고, 현장감 있는 취재를 위해 홈쇼핑 상품을 직접 예약해보기도 한다. 업무에서 벗어난 여행에 대한 생각도 가볍게 담아냈다. 시시콜콜한 여행기자들의 이야기.

 

기사 속 숨겨진 이야기

Q. 썼던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기사는?

손 : 입사 후 처음으로 여행신문 1면 메인에 실린 기사. 한 달 만에 1면 톱기사 쓴 기자는 처음이라고 했다. 자랑스러웠다. 물론 국장님의 퇴고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글이 됐지만.

이 : 입사 후 첫 트래블마트 출장이었던 VJTM(비지트 재팬 트래블마트) 기사. 미디어 간담회가 목요일 2시에 시작했는데, 당일 4시까지 기사를 넘겨야 했다. 영어와 기사 작성이 서툴었던 햇병아리 시절, 시차도 없이 식은땀 흘리며 실시간으로 썼다.

김 : 해외여행이 막 재개되던 때 명동 거리를 취재했던 르포 기사. 명동에 외국인이 얼마나 돌아왔는지 관찰하고, 시민 인터뷰도 하면서 재미있게 취재했다.

 

Q. 취재 중 황당했던 경험

손 : 내가 쓴 기사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를 당한 적 있다. 기사는 틀리지 않아 걱정되지 않았지만, 황당했다.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고소인은 갑자기 소송을 취하하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내부자에 따르면 고소인을 포함해 사내에서 복잡한 ‘기 싸움’이 있었다고. 자기네들 내부 기 싸움에 이용당한 것 같다는 생각을 아직도 지울 수가 없다. 분하다.

이 : 다들 많이 겪어봤겠지만, 관련 당사자 간에 서로 책임을 회피해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뺑뺑 돌며 취재한 적도 많다. 그럴 때면 다자대면이라도 하고픈 마음. 그래서 담당자가 누구시죠?

김 : 취재를 위해 전화했는데 그것도 모르냐며 면박 아닌 면박을 받은 적 있다. 더 잘 알기 위해 추가 취재했던 건데 대뜸 핀잔을 줘 속상했다.

 

Q. 기사를 위해 이런 일까지 해봤다

손 : 도쿄의 어느 부엉이 카페. 사진 촬영을 위해 팔뚝 위에 부엉이를 올렸다. 나는 동물을 무서워한다. 새도 마찬가지다.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이 : 여행상품 홈쇼핑 예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걸어봤다. 요즘 직원이 부족해서인지 한참 뒤에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미안하지만 대답은 NO. 낮은 전환율에 기여한 건 이해해 주시길.

김 : 애벌레 먹기. 지금도 상상만 하면 입 안에서 뭔가 ‘톡’ 터지는 느낌이다. 차라리 볶은 음식이었으면 바삭했을 텐데 하필 쪄서 식감이….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Q 출입처에 상관없이 써보고 싶은 기사 주제

손 : 지속가능한 여행. 아주 오래전부터 써보고 싶은 주제였지만 지금까지 못 했다. 시도는 해봤지만, 논문이 될 것 같아 접었다.

이 : 워케이션. 친구의 친구가 미국 IT기업을 다니는데 워케이션이 가능해 일 년 내내 여행한다더라. 최근에는 제주에서 원격근무 했다고. 한국에서도 보편화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 : 인바운드 상품 중 K-팝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 아이돌 굿즈를 가방에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젊은 여행객들을 종종 봤다. K-팝을 즐기기 위해 한국으로 여행 온 팬들을 인터뷰해 보고 싶다.

 

Q. 기사 작성에 대화형 AI의 도움을 받았다 or 안 받았다

손 : 사례나 데이터 검색이 필요할 때 써봤다. 원하는 대답을 얻긴 얻었는데 기사에 활용하진 못했다. AI가 말해준 내용은 이상하게도 포털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화가 통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이 : 취재 목적으로는 언젠간 써보겠지만 아직은 활용한 적이 없다. ‘AI가 기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글쎄. 취재력이나 글이나 (아직은) 내가 더 낫다.

김 : AI가 짜주는 일정을 기사 소재로 활용했다. 처음으로 챗GPT를 써봤는데 대화가 된다는 점이 신기했다.

 

정리=김다미 기자 dmtrip@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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