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미끼상품의 유혹은 일상 곳곳에 존재한다. 최근 한 은행에서 카드사와 손잡고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혹했지만 막상 뜯어보니 기본금리는 시중금리보다 낮고, 카드 실적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만 했다. 덕지덕지 붙은 조건을 따져보면 일반적금에 비해 과연 이득일까? 옵션과 쇼핑이 딸린 초저가 여행상품을 보며 기시감이 들었다.

해외여행 재개와 동시에 중국 10만원대, 동남아 20만원대의 패키지 미끼상품도 돌아왔다. 항공료도 오르고 숙박료도 올랐는데 어쩐지 코로나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이를 두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모객 선점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이라 말한다. 항공, 숙박, 식사 등이 모두 포함된 패키지인데 가격은 왕복항공권 수준이니 여행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손해를 메워야 한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쇼핑과 선택관광이다.

최근 칭다오 2박3일 10만원대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심지어 노쇼핑이란다. 의문은 총액이 상품가를 훌쩍 넘는 선택관광 8개를 마주하고서야 풀렸다. 자의 반, 가이드의 호소 겸 강요 반으로 이것저것 옵션을 채우니 결국 일반상품과 가격과 내용 면에서 비슷했다. 참, 조삼모사가 따로 없었다.

그럼에도 초저가에 소비자가 현혹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패키지하면 ‘저렴한 가격’, ‘무리한 쇼핑과 선택관광’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연하다보니 신규 유입을 위해 과도한 저가 마케팅도 불사하는 여행사들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나조차도 가서는 막상 ‘제 값 주고 갈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초저가가 아니었다면 계획에도 없던 패키지여행을 떠나지는 않았을 테니까. 고물가 시대일수록 미끼상품을 활용한 마케팅의 위력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초저가’가 마케팅의 전부여서는 안 된다. 시장 전체의 출혈경쟁을 부추긴다는 측면에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여행사들이 다양한 테마상품과 프리미엄 상품 등 꾸준히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는 점은 참 반갑다. 여행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특별하고 편리한 상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다. 낚시바늘에 끼운 ‘저가’라는 미끼 하나가 아니라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반영하는 촘촘한 그물망을 짜는 과정으로도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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