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 저가 당일상품 예약 비중 높아
오른 물가 반영하면 가격저항, 수익성 고민

해외 저가 패키지가 쏟아지면서 가을 성수기를 앞둔 국내여행시장의 걱정이 높다. 사진은 설악산 소공원 / 여행신문CB
해외 저가 패키지가 쏟아지면서 가을 성수기를 앞둔 국내여행시장의 걱정이 높다. 사진은 설악산 소공원 / 여행신문CB

해외여행 부문의 출혈경쟁이 국내여행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동남아상품의 최저가가 국내 패키지상품과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되면서, 가을 성수기를 맞은 국내 전문 여행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전문 여행사들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에는 가격대가 있는 고품격·럭셔리상품도 예약이 꽤 들어왔지만 현재는 지자체 지원을 받는 저가상품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국내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체감상 과거에 비해 예약이 반토막 난 것 같다”라며 “여행수요가 해외로 몰려서인지 추석 연휴 예약도 전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라고 하소연했다. 국내여행 프리미엄 상품을 운영 중인 한 종합여행사 관계자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국내 패키지 예약은 2배 증가했는데, 이는 지자체와 협업해 양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 덕분”이라며 “국내 프리미엄상품의 경우 뚜렷한 두각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쏟아져 나오는 해외여행 저가상품에 대한 경계도 상당하다. 국내여행상품의 경우 1박2일 10만원대 후반~20만원대, 2박3일 30~40만원대의 상품이 주를 이룬다.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이후 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출혈경쟁이 불붙으면서 해외여행상품 최저가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해외여행 홈쇼핑 최저가는 중국 칭다오 3일과 태항산 5일 10만원대, 다낭과 세부 등 동남아 20만원 초반대까지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 홈쇼핑이 너무 많이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저가상품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상대적으로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의견을 표했다. 쇼핑과 옵션으로 마이너스를 메우는 비정상적인 가격이 국내여행시장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할 수 있다.

부쩍 오른 국내 물가도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대비 1.1%p 오른 3.4%를 기록했다. 식사, 차량 등의 비용이 껑충 뛰었고, 특히 지방 주요 관광지들의 경우 비교적 물가가 높아 여행사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물가가 오른 만큼 상품가에 반영하면 소비자 저항이 발생하는데, 지금은 무조건 저렴한 상품만 나가다 보니 가격 책정에 대한 고민도 크다”는 하소연도 많다. 

물론 이제 막 가을 성수기에 접어든 만큼 예약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예약률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마냥 지울 수도 없는 실정이다. “본격적인 단풍시즌이 시작되면 국내여행수요도 늘어나겠지만 그 전후가 걱정”이라는 한숨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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