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영업비용 증가에 적자전환…희망퇴직‧조직개편 카드
열악한 항공권 수익 구조 문제, 서비스 안정화까지 시간 필요

코로나19 시기에 해외여행 사업에 뛰어든 뉴플레이어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중간 성적표에 이목이 쏠렸다. 외형 키우기에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해외여행 시장에서 진정한 주도권을 잡기까지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국내 숙소‧레저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양사는 전통 여행사들이 코로나19로 체력이 약해진 틈을 타 해외여행 부문을 신사업으로 삼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트리플과 인터파크를 인수, 여기어때는 온라인투어에 지분을 투자하며 해외여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 시기에 해외여행 서비스를 시작한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중간 성적표에 관심이 쏠렸다 / 픽사베이 

하지만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기로 접어든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여기어때는 매출 1,570억원(+7%), 영업이익 180억원(+80%)을 기록한 반면 야놀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220억원(+33.2%)에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실적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야놀자는 최근 곧바로 희망퇴직과 동시에 종속기업인 인터파크트리플의 해외여행 및 국내 패키지, 대리점 사업부를 축소하려는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여행업계는 양사의 해외여행 사업이 아직까지는 항공권 판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야놀자의 경우 인수합병, 연구개발(R&D), 홍보‧마케팅 등에 큰 비용을 쏟은 영향도 컸지만 기본적으로 항공권 판매에 따른 수익 구조가 열악한 상황이라는 시각에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권 시장은 가격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 항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도 적은 구조라 많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며 “전통적인 여행사들은 항공권보다는 패키지여행(알선 서비스)을 통해 수익을 내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여기어때 역시 전체 영업이익은 야놀자보다 선방했지만 실질적으로 항공권 판매에 따른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나투어를 예로 살펴보면, 하나투어의 올해 상반기 항공권 판매에 따른 수익은 약 189억원, 여행 알선 서비스로 거둬들인 수익은 945억원으로 차이가 컸다. 또 다른 상장 여행사들의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에서도 여행 알선 서비스를 통한 수익이 항공권 판매를 통한 수익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 해외여행 봇물에 항공사도 여행사도 흑자 잔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당분간 항공권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터파크트리플의 조직 개편이 항공권을 제외한 국내외 패키지 사업 및 대리점 사업 부문을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여기어때 역시 해외여행 사업 초기 단계에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서비스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양사 모두 숙소‧레저‧입장권 등 단품으로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만큼 기존 여행사들과는 서비스의 결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터파크트리플의 남은 하반기 전략은 미지수다. 상반기 야놀자는 인터파크트리플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볼륨을 끌어올렸고, 그 결과 8월에는 BSP 본사 실적만으로도 전체 1위를 달성하며 항공권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 과연 앞으로도 항공권 판매 볼륨을 키우는 전략을 유지할지, 아니면 상반기 적자를 메우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수익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변화를 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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