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에 걸맞게 한국관광공사가 10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를 ‘맛있는 골목 여행’으로 선정했다. 가을, 왕성해진 식욕을 채워줄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미식 여행지를 소개한다.

자장면이 태어난 골목, 인천 북성동원조자장면거리

인천차이나타운에 있는 북성동원조자장면거리는 화려한 건물과 홍등이 어우러져 중국의 전통 거리를 연상케한다. 여러 중국집 외에도 월병, 탕후루, 양꼬치 등 중국식 주전부리를 파는 집이 많아 외식 나들이에 제격이다. 선린동 공화춘 건물에는 자장면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자장면박물관이 있다. 공화춘은 자장면이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 인천 부두 중국인 노동자들의 배고픔을 달래줬다고 한다. 이후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우리 입맛에 맞게 바뀌어 아직까지 많은 사랑 받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가을만큼 푸짐한 순대 국밥, 천안 병천순대거리

병천은 조선 후기 오일장이 개설돼 물류의 집산지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끝자리 1·6일에 열리고 있다. 1960년대 돈육 가공 공장이 들어섰고, 이곳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병천순대는 돼지 작은창자를 이용하고, 안에 양파, 대파, 양배추 등 각종 채소와 찹쌀, 선지, 당면을 넣어 누린내가 적다. 일부 순대는 당면으로만 속을 채우는데, 병천순대는 당면이 아예 없거나 적어 담백한 맛을 뽐낸다. 국물은 담백함을 더하는 뽀얀 사골 국물을 사용하거나 한약재를 섞어 특별한 향과 맛을 내기도 한다. 현재 아우내순대길 일대에 순대 국밥 전문점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삼시 세끼로 부족한 미식여행, 부산 초량육미거리

열차의 종착역에는 식당가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부산역 광장 건너편의 초량육미거리는 돼지갈비, 돼지국밥, 돼지불백, 밀면, 어묵, 곰장어까지 여섯 가지 맛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초량동은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이 부산에 정차하면서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전했다. 특히 초량전통시장과 초량동 돼지갈비 골목은 오래된 가게가 모인 곳으로, 삼대는 기본, 가족이 대를 이어 운영한다. 국밥의 토렴하는 소리와 어묵 베이커리, 곰장어 구이까지 초량육미거리를 지나다 보면 후각이 발달하는 기분이 든다.

불맛 가득한 불금불파, 강진 병영돼지불고기거리

병영돼지불고기거리는 강진에서 이름난 맛 골목이다. 조선시대부터 강진 병영 일대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돼지불고기를 내오는 풍습이 내려오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병영 돼지불고기 상차림은 홍어와 편육, 생선구이, 젓갈 등이 포함돼 푸짐한 한정식 차림을 연상케 한다. 또 10월28일까지 병영5일시장 일원에서는 ‘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불금불파)가 매주 금·토요일마다 열린다. 야외 돼지불고기 파티와 마당극, 지역 가수 공연 등이 펼쳐져 볼거리와 먹거리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한자리에 모인 섬진강 재첩 요리, 하동 재첩특화마을

재첩은 모래와 진흙이 많은 강바닥에서 자라는 민물조개로, 섬진강이 출하량도 많고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을 이용한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지난 2009년에 특화마을을 조성했다. 흔히 아는 재첩국을 비롯해 회무침, 회덮밥, 부침개, 해물칼국수 등 재첩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하동재첩특화마을에는 대체로 30년 이상 운영해온 재첩 전문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