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풀 꺾인 해외여행에 특가 프로모션 봇물
고물가‧전쟁 등 대외 변수 걱정, 항공 공급도 부담

가을 보릿고개를 넘는 여행업계의 걱정이 깊다. 11월은 전통적인 해외여행 비수기로 꼽히지만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팍팍해진 경제 상황도 버거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마저 고조되며 해외여행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동계시즌부터 늘어난 항공 공급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업계가 가을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프로모션을 다수 쏟아내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가 가을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프로모션을 다수 쏟아내고 있다 / 픽사베이 

최근 항공‧여행업계에는 특가 프로모션이 쏟아졌다. 대체로 11월 비수기에 출발하거나 아예 얼리버드 할인으로 겨울을 공략하는 상품들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10월까지는 그나마 예약률이 안정적이었는데 11월은 정말 걱정이다”라며 “손해를 줄이려면 어떻게든 탑승률은 채워야하기 때문에 11월 특가 프로모션은 라스트 미닛까지 이어질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은 왕복 기준으로 10만원대, 태국‧싱가포르‧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20~30만원대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11월 한국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14만원~17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 운임 자체가 크게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여행사들도 시름이 깊다. 일단 고육지책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앞으로의 수요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심리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는데 국제사회의 불안정한 경제‧전쟁 등이 겹치며 더 이상 수요가 팽창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은 코로나19 이후 갈 사람은 이미 한두 번씩 다녀왔고 프리미엄 여행 수요는 많아지긴 했어도 어느 정도 한정된 시장이어서 규모의 한계가 있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분위기까지 뒤숭숭해지며 상황은 더욱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말부터 항공사들의 동계 스케줄이 시작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중국여행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안정적인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으로 공급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항공 공급은 다소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겨울에는 유럽이나 중국보다 동남아시아, 일본, 남태평양 등 따뜻한 곳으로 향하는 수요가 많은 것은 사실지만 공급이 너무 일부 지역으로 집중되면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4분기까지 연속 흑자에 대해 커진 기대감도 부담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이제는 항공 공급이 늘어나는 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여행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유가는 여전히 높은 곳에 있다. 10월26일 기준 환율은 원‧달러 1,358원, 원‧유로 1,433원이며 엔화만 100엔당 903원 선으로 저점을 유지하고 있다. 11월 한국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4단계로 대한항공 편도 기준 거리에 따라 3만800원~22만8,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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