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장 개별 예약 수요 1,400% 증가
둘이 떠나는 2인 라운드 강조 상품 등장

해외골프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소비자들은 더 멀고, 더 비싸더라도 잘 관리된 골프장에서 ‘우리끼리’ 함께 하는 자유로운 라운드를 찾아 방황하고 있다. 여심을 공략해야할 확실한 이유도 찾았다. <여행신문>이 주요 골프 전문 여행사들과 패키지 여행사, 해외관광청 등을 종합 취재해 ‘2023-2024 겨울 해외골프여행 트렌드’를 정리해봤다.

 

                              자유여행객 골프장 예약 중 절반은 2인 라운드가 차지한다 / 픽사베이
                              자유여행객 골프장 예약 중 절반은 2인 라운드가 차지한다 / 픽사베이

해외골프도 자유롭게 떠날래요!

해외자유여행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해외골프여행도 직접 일정을 꾸미고 있다. 해외 골프장 티타임 예약 시스템 공급사인 에이지엘(AGL)에 따르면 해외 골프장을 개별적으로 예약하는 수요는 지난해 대비 1,4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베트남(43.6%), 태국(23.9%), 괌·사이판(14.4%) 순을 나타냈는데 베트남 내 수요가 다낭에서 하노이, 호찌민, 나트랑·달랏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또 일본(11.4%)의 경우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업무를 동반한 예약이 증가하는 한편 미야자키, 가고시마, 오키나와 등 따뜻한 지역에서도 수요가 뚜렷하다.

에이지엘에 따르면 개별적으로 티타임을 예약하는 자유여행객들의 평균 예약 시점은 한 달~2주 전으로 리드타임이 짧은 편이다. 이는 자유여행객들이 항공·호텔을 먼저 예약한 이후 비교적 뒤늦게 투어·입장권 등 액티비티를 준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도 볼 수 있다. 또 자유여행객 예약의 50%는 2인 라운드로 3인과 4인 라운드 예약을 합친 비중과 비슷할 정도로 상당한 편이다.

골프는 4인 스포츠지만 단둘이 일행과 라운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 픽사베이

떠나요~ 둘이서~ 2인 라운드

골프는 4인 스포츠다. 대부분 골프장들의 티오프 간격도 4인 출발 기준에 맞춰 세팅돼 있다. 하지만 동반자를 구하기 어렵거나 다른 일행과 조인 없이 단둘이 라운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해외골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비해 비교적 2인 라운드 예약이 수월한 태국이나 필리핀, 일본을 중심으로 예약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아예 ‘2인 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점을 상품 이름에 넣고 강조하거나 2인 라운드 상품만 모은 기획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꺼이 또 다른 2인과 동반 플레이를 하는 조건으로 2인만 예약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골프에 푹 빠진 우리

2인 라운드의 인기는 커플·부부끼리 떠나는 수요의 증가와도 맥을 함께 한다. 특히 코로나19 동안 골프산업에는 MZ세대의 유입이 크게 늘었는데 공통의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연인들도 동시에 생겨났고 커플 해외여행, 나아가 허니문까지도 일정에 라운드를 추가하는 모습이다. 라운드를 더한 허니문은 하와이나 칸쿤 등 일부 휴양지에서 수요가 포착되고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주요 여행사들에 따르면 커플 라운드는 태국, 베트남, 괌·사이판 등 관광과 휴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까운 단거리 지역에서 수요가 두드러지는데 전 일정을 라운드로 꽉 채우기보다는 1~2일 정도 더 머무르며 여행에 라운드를 더한 느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클락과 사이판, 두바이, 일본 가고시마 등에서는 중장년층의 부부 동반 라운드가 돋보이고 있다.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함께 참여하는 커플·부부들도 눈에 띈다.

일본과 중화권의 국경 개방이 비교적 늦어 작년 해외 골프여행 수요가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되며 요금도 상승세를 탔다 / 픽사베이 

내 월급 빼고 다 오르지!

코로나19 이후 해외골프여행은 지난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하지만 일본과 중화권의 국경 개방이 비교적 늦었던 터라 수요는 동남아시아 쪽으로 집중됐다.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물가에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골프장들의 요금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와 비교하면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많다. 대부분 동남아시아 골프장의 그린피에는 카트비와 캐디피가 포함되어 있고, 일본의 경우에는 대부분 노캐디 라운드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골프여행 상품 중 프리미엄 상품의 수요는 적지만 확실한 편으로 나타난다 사진은 코넬리아리조트 골프&스파 / 여행신문CB

초특가 vs 프리미엄 골프여행

평균이 사라진 요즘, 해외골프여행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다. 오직 골프로만 꽉 채운 무제한 라운드 상품이나 전통적인 특가 상품을 찾는 쪽과 조금 더 비싸더라도 특급 호텔, 명문 골프장을 찾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상품의 수요는 적지만 확실한 편이다. 주요 여행사들은 비즈니스 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거나 쇼핑, 옵션, 팁 등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올인클루시브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확실하게 늘었다고 체감하고 있다.

특히 일본·동남아시아에서 벗어나 중동·유럽·미주 등 장거리 골프여행도 상승세다. 비행시간 6시간 이상의 장거리 골프 상품은 적게는 1인당 500~600만원, 많게는 2,000만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품을 찾는 수요가 발생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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