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첫 기준 개정…호텔 부담 완화 기대
시설 미충족 옛 특1급, 무리한 공사보다 4성 선택

호텔업 등급결정 업무를 맡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등급결정 평가기준에 변화를 준다 /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 등급결정 업무를 맡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등급결정 평가기준에 변화를 준다 / 한국관광협회중앙회

2021년 호텔업 등급 결정 업무 수탁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심사 기준에 변화를 준다. 과거 무궁화 등급제에서 현재의 별 등급제로 변경된 이후 과거 특1급이었다가 현재는 4성급이 된 사례도 많은 가운데, 새로운 기준은 호텔들의 부담을 한결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가기준 통합해 부담 완화 도모 

호텔등급 제도는 기존 무궁화 기준에서 2015년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기 위해 현재의 성급 기준으로 개편됐다. 등급별 평가 기준과 불시·암행평가 제도 도입 등으로 심사 문턱도 높아졌다. 2018년에는 위생·청결, 안전 등 중간 점검 단계가 신설돼 한층 까다로워졌다. 특히 과거 특1·2급에 해당하는 4·5성급을 심사할 때 진행되는 암행평가는 종사자 미소와 상냥한 목소리 등 주관적 요소까지 포함돼 있어 호텔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호텔등급심사는 관광·전통·소형·가족호텔업을 대상으로 하는데, 80% 이상이 관광호텔업에 속해 있다. 관광호텔업을 제외한 업종은 평가 기준이 1개로 단일화돼 있는 반면, 관광호텔업은 5개 성급 체계를 골격으로 4개의 기준으로 나눠져 있어 더 복잡하다. 호텔들은 원하는 성급을 신청해 심사를 받을 수 있지만, 합격 점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른 심사 수수료와 약 3개월에 달하는 평가 기간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호텔들의 부담이 크다.

관협중앙회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23년 6월 등급평가 기준 및 지표 개선을 위한 전문기업을 선발했으며, 조만간 새로운 등급 심사 기준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최종 윤곽은 나오지 않았지만, 객관성이 떨어지는 기준을 정비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롭게 추가 또는 삭제할 필요가 있는 부분을 반영해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게 근본 취지다. 특히 현장·암행·불시 평가의 8개 기준을 각 1개 기준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어 호텔측의 부담 완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상위 등급심사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시설을 확장하기보다 하위 등급에 머물되 상위 등급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호텔들도 있다. / 픽사베이
상위 등급심사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시설을 확장하기보다 하위 등급에 머물되 상위 등급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호텔들도 있다. / 픽사베이

시설 평가 기준은 빈틈없게

호텔등급제 변경 이후 5성급을 획득하지 못한 과거 특1급 호텔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레스토랑, 객실 수 등 시설 항목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4성급에 머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 특1급 호텔이었지만 현재 4성급 호텔인 서울가든호텔 관계자는 “심사 기준에 맞게 시설 개보수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보다는 서비스와 객실 등 다른 부분에서 5성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며 “5성급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성급을 획득했더라도 예외는 아니다. 관광진흥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필수적으로 등급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5성급 수준 유지가 필수다. 거제삼성호텔은 기존 5성에서 지난해 10월 결정된 등급 결정 심사에서 4성 등급으로 강등됐다. 기존 레스토랑 3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으면서 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게 주된 이유다. 이처럼 5성급 호텔에 준하는 서비스를 지닌 특1급 호텔이었지만 4성급 호텔에 머문 사례는 쏠비치양양, 호텔현대울산 등 수십 여 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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