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융프라우철도 CEO로서 마지막 공식 방한
한국 여행객에게만 쿠폰‧컵라면 등 무한한 애정

융프라우를 사랑하고, 그에 못지않게 한국을 사랑한 남자. 융프라우철도 우어스 케슬러(Urs Kessler) CEO다. 1년에 1~2번씩은 꼭 직접 방한해 한국 여행업계와 소통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그다. 지난 4일 방한한 우어스 케슬러 CEO를 만났다. 그의 51번째 방한이자 융프라우철도 CEO로서는 마지막으로 공식 방한한 자리였다.

융프라우철도 우어스 케슬러 CEO는 올해 1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융프라우 철도 & 지역 워크숍 2024'에서 직접 최신 소식을 전했다 / 동신항운
융프라우철도 우어스 케슬러 CEO는 올해 1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융프라우 철도 & 지역 워크숍 2024'에서 직접 최신 소식을 전했다 / 동신항운

케슬러 CEO는 올해 1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러니까 이번 방한은 퇴임하기 전 마지막 공식 방한 일정인 셈이다. 이날 케슬러 CEO는 직접 융프라우의 최신 소식을 발표하고 그동안 융프라우철도와 적극적으로 협업해온 한국 여행업계 파트너들에게 감사패를 전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국 여행업계와 그의 37년을 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한국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일즈 차 방한한 케슬러 CEO는 동신항운 송진 대표를 만났다. 송 대표 역시 융프라우가 언젠가는 한국인들에게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차였다. 두 사람의 사업은 한국인 여행객에게 융프라우의 아름다운 풍경을 널리 알리자는 데 뜻을 모으며 시작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 한국에 IMF가 불어 닥쳤다. 시작과 동시에 위기였다. 그럼에도 케슬러 CEO와 송 대표는 차근차근 한국 시장만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당시에는 파격적으로 한국 시장에서만 약 50% 할인된 요금을 지원했고, 한국인에게만 컵라면 서비스를 시작했다. 웬만한 여행자라면 융프라우에서 컵라면 먹어 본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융프라우요흐에서는 컵라면을 먹어야한다'는 '국룰'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이들이다.

우어스 케슬러 CEO와 동신항운 송진 대표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남다른 신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이어왔다 / 동신항운 
우어스 케슬러 CEO와 동신항운 송진 대표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남다른 신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이어왔다 / 동신항운 

케슬러 CEO의 미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위스를 여행하는 한국인이라면 필수품으로 꼽히는 VIP 패스에 매년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한국인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융프라우 지역의 다양한 철도 노선과 액티비티, 유람선 등을 가득 담았다. 물론 할인된 가격으로 말이다. 또 케슬러 CEO는 다양한 스포츠와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남자다. 그래서 한국계 아내를 맞이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을 초대해 융프라우요흐에서 단독 피아노 연주회를 열기도 했으며, 한국인들도 사랑해 마지않는 로저 페더러(테니스), 로리 맥길로이(골프), 린지 본(스키)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초청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여행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했다. 여수엑스포와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스위스 국가홍보관의 메인 스폰서로 참가해 한국에 대한 관심도 과시했다. 한국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아니었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6일 열린 워크숍에서는 그동안 융프라우철도에 관심과 지지를 이어온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 동신항운
지난 6일 열린 워크숍에서는 그동안 융프라우철도에 관심과 지지를 이어온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 동신항운
이날 동신항운 송진 대표는 우어스 케슬러 CEO에게 한국의 전통 자개로 만든 그림과 함께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 동신항운 
이날 동신항운 송진 대표는 우어스 케슬러 CEO에게 한국의 전통 자개로 만든 그림과 함께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 동신항운 

이날 케슬러 CEO의 마지막이 아닌 마지막 인사말은 이랬다. 

“한국은 인상적인 시장이었다. 융프라우가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사랑받게 될 것이라는 알 수 없는 확신도 있었다. 지금까지 융프라우철도는 한국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융프라우를 알렸는데, 동신항운이라는 훌륭한 파트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한국 여행업계 파트너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귀 기울여 듣고 적극적으로 제안해준 덕분이 컸다. 비록 이번 한국 방문이 융프라우철도 CEO로서는 마지막이지만, 영원히 마지막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은 내 마음 깊은 곳에 꽤 크게 남아 있다. 어떤 모습으로든 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