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넉넉한 자유시간 보장하는 패키지 늘어
아침 7시 출발→9시 출발로…패스트 트랙도 경쟁력

패키지여행 시장에 여유로운 일정을 강조한 상품이 늘고 있다. 작은 요소에 불과하지만 일반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을 구분 짓는 축이 되기도 한다. 꽉 찬 일정 대신 느슨한 일정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패키지여행의 현재를 살펴봤다.

빡빡한 스케줄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자유시간을 보장하는 패키지여행이 많아지고 있다 / 픽사베이 
빡빡한 스케줄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자유시간을 보장하는 패키지여행이 많아지고 있다 / 픽사베이 

패키지여행은 편리한데 피곤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항공이나 호텔, 식사, 이동 등 모든 일정을 전문가가 알아서 관리해주는데도 그렇다. 대체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빡빡한 스케줄로 진행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아쉬움과 피로를 호소했고, 그에 맞춰 여행사들은 조금씩 일정을 수정하고 있다.

여유로운 일정을 강조한 대표적인 상품은 세미 패키지여행이다. ‘이탈리아 9일, 반나절 자유’, ‘스위스 일주 8일, 자유 일정 1일’ 등 자유 일정이 포함됐다는 점을 강조한 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패키지여행의 편리함은 유지하되 자유여행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로 특정 도시에서 여행자 스스로 원하는 여행을 누릴 수 있도록 반나절 또는 하루 일정을 통째로 비운다. 늦잠을 자거나 원하는 맛집을 찾아가고, 오후에 숙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등 자유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아 아예 상품명 전면에 내걸고 판매하는 여행사도 많다. 

요즘은 반나절이나 하루까지는 아니더라도 특정 관광지에서 넉넉한 자유시간을 보장하는 패키지여행도 많아졌다. 타이베이 상품에서는 지우펀을, 상하이 상품에서는 와이탄을 적어도 2~3시간씩 둘러볼 수 있게 자유시간을 보장하는 사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캐나다 상품에서는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가 공략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5월부터는 레이크 루이스에서 자유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릴 예정인데 패키지여행 일정으로는 꽤 파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는 자유여행객들이 몇 시간이고 머무르며 액티비티를 즐기는 지역이지만 패키지여행 상품에서는 체류 시간이 1시간 안팎에 불과해 아쉬움을 샀기 때문이다.

작은 차이가 여유를 만들기도 한다. 한진관광은 4월부터 유럽 상품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프리미엄 라인인 품격플러스에 한해 현지 일정 출발 시각을 오전 9시 경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패키지여행 일정이 대체로 오전 6시 조식 후 7시 출발, 또는 7시 조식 후 8시 출발로 일찍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9시 출발은 차이가 크다는 판단이다.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을 빠르게 입장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 상품도 일정에 여유를 더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로마 여행에서 대표적인 투어로 꼽히는 바티칸 투어는 사전 예약할 경우 대기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다. 그런데 일반 입장의 경우 길게는 5시간까지도 대기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상품에서는 체력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패스트 트랙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지만 큰 차이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상품 담당자들은 조금씩 일정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품 일정표에서 ‘여유로운 일정’에 대한 매력이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일정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컴플레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경험해보면 다르다는 걸 자신하지만, 일정표에는 항공 스케줄 말고는 구체적으로 출발‧도착 시각이나 자유시간을 표시하기가 부담스럽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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