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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
shkim@sejong.ac.kr
경희대 교수
관광정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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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우리 경제의 불황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고객만족경영 대상을 받은 우량기업의 소식을 우리는 신문을 통해 간간히 듣게 된다. 이번에는 관광산업에도 응용할 수 있는, 주목할만한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케팅 원리는 여기서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량기업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한 예로 페덱스(FedEx)는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는 SQI (Service Quality Indicator)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고객 불만율 제로 기업으로 고객 마음속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사우스웨스트(Southwest) 항공은 고객에게 흥겨운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열린 문화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유쾌한 항공사로 자리매김했다. 현대백화점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기존의 백화점 업(業)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를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Life Stylist)를 표방하고 있다. 이벤트 홀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문화행사와 고객 초청 열차여행 등이 그렇게 해서 자리를 잡았다. 고객을 위한 독특한 경영노력을 하나의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한편, CEO의 열정이 기본적인 고객의 소리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높여 혁신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이들 CEO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고객만족 경영혁신에서 CEO의 비중은 다른 어느 혁신활동보다 높다. 고객만족을 위한 CEO의 열정·관심·솔선수범 등이 고객만족 경영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파악된다. CEO들은 고객만족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체계적인 지식을 직접 학습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물적·인적 자원을 투입해 고객만족 경영혁신을 구호가 아닌 실행으로 연결시켜 왔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삼성석유화학 허태학 사장은 제조업도 서비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바탕으로 최근 ‘3.2 웨이(way)’ 브랜드를 도입했다. 3차 산업의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2차 산업인 제조업을 영위하자는 뜻이다. 허 사장은 “고객만족에는 가장 잘했다(Best)는 것은 없고, 오직 더 잘한(Better) 것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KTF는 자신들의 고객만족 경영을 고객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굿타임 경영’으로 부른다. 이를 위해 CEO는 고객 섬김 전문경영인(Chief Servant Officer)을 자임한다. 전국 멤버스플라자(지점)에서 비 오는 날 우산을 제공하는 ‘굿타임 우산 캠페인’ 등도 그 일환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971년 초창기 텍사스 내에서 달라스, 휴스톤, 산안토니오(Dallas, Houston, San Antonio) 세 도시를 연결하면서 단거리 운항을 시작했던 작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Southwest airline)이 지금의 성공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CEO 허브 켈러허 (Herb Kelleher)의 독특한 경영문화 때문이였다. ‘허브의 웃기는 행동은 전염성이 강하다.’라는 한 직원의 말처럼 ‘펀(FUN), 러브 (LOVE), 컬쳐(CULTURE)’를 지향했던 허브 켈러허의 경영 문화는 직원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대하고 존중함으로써 기내를 직접 청소한다든지 하는 직원들의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이런 협력이 또한 빠른 턴어라운드(Turnaround:한 운항이 끝나고 다음 운항에 걸리는 시간) 시간을 단축시키므로써, 저가를 지향하며 운항횟수를 늘리는 등의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섭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CEO의 경영 문화가 내부마케팅의 성공과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내면서 지금의 미국 내 4위 항공사라는 성공을 가능케 한 것이다.

위안이 되는 것은 그래도 관광산업 내에 있다. 한솔개발 오크밸리의 58개 동아리에서는 485명 회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서비스까지 챙긴다고 한다. 올 상반기에만 무려 573건의 서비스 개선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챙기는 세심함은 역시 환대산업 관련자의 몫이라고나 할까? CEO의 열정과 서비스 지향적 기업문화, 그리고 세심한 서비스를 여기서 엿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 한국기업 가운데 세계적인 우량 서비스기업으로 떳떳하게 불리는 기업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것은 필자만의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이다. 차제에 JTB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견줄 수 있는 관광기업이 하루빨리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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