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우리사회에 여러 모습들이 변하고 있다. 비씨카드사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술모임 지출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목요일 비중이 17.8% 증가한 것에 비해 토, 일, 월요일은 8.1%에서 14.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쇼핑에서도 화요일이 15.6%와 목요일 17.6%로 높아 가족의 주말여가활동에 따라 기존 소비요일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도 2005년 한국인 소비 트랜드를 분석하면서 시간절약, 안전지향,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고, 이런 변화의 이유로 여성경제활동 인구의 증가와 함께 주5일 근무제 확대를 제시하고 있다. 2005년 유통업 10대 뉴스로 대한상의가 조사한 결과에서는 주5일 근무제는 6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5위의 웰빙 트랜드와 관련성을 결합할 때는 74.5%로 1위인 김치파동의 48.9%보다 비중이 높아진다. 이 밖에도 엔터테인먼트 주가의 상승과 SUV 자동차 선호, 레저전용카드의 인기, 패션 트렌드 변화, 단기 주말관광의 증가 등 주5일 근무제 확대로 인한 변화의 모습들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여가와 관련해 2004년 ‘창의한국’보고서에 TF를 통해 구성된 정책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여가중요성에 대한 인식’, ‘계획적이고 다양한 여가활동 여건조성’, ‘사회적 부작용 최소화 장치마련’, ‘종합적인 여가정책기능 강화’의 네 가지 목표를 통해 ‘가족, 이웃과 함께 하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여가생활’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세부추진 과제에서 관광분야에서만 27개와 문화 및 청소년분야의 37개 단위과제를 제안했다.

이런 민간과 정부의 노력은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준비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데이터의 지속적 수집과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 여가에 대한 조사 분석은 일시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각각의 목적을 위해 수행되었기 때문에 공통적 사항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여가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해야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사회에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형성과 민간산업은 이런 자료를 통해 여가사회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민간과 정부의 협력체제가 효과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여가현상은 공공성과 복지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으로 여가기회와 자원을 공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민간의 영역과 공조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민간이 지은 공공여가시설을 정부가 임대해서 쓰는 BTL(Build Transfer Lease)방식 등은 초기 부담을 민간이 담당하면서 안정적으로 여가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다.

세 번째는 여가의 양극화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여가소외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미 주5일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2일을 쉬는 부모와 일하는 부모’로 구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임시직 노동자의 확대는 점점 여가기회와 활동에 있어 구조적 제약이 되고 있다. 어느 경우에도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가기회를 제공하는 복지적 노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밖에 저소득층, 실업자, 노인과 장애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여가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가사회라는 새로운 시대로 다가가고 있다. 새로운 사회는 이전과는 다른 가치와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해 중 바위에 부딪힐 수도 또는 가치를 증폭시키는 순항을 지속할 수도 있다. 지금은 더욱 더 많은 데이터와 추세를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면서 여가사회로의 진행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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