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전라북도 주민 및 환경단체가 농림부 등을 상대로 낸 새만금사업계획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이 났다. 판결결과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새만금 개발 방향에 대한 논의가 다시 진전되면서 관광개발차원에서의 새만금에 대한 구상도 보다 구체화될 것이 분명하다. 새만금 지역이 관광개발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관광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타경쟁지역과 비교할 때 확연한 우월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관광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욕만이 앞선 장밋빛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냉정한 분석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새만금 지역의 자원성은 어떠한가? 갯벌, 방조제, 낙조 및 담수호 등은 새만금이 보유한 주요자원이다. 하지만 간척지의 특성상 현단계에서 개발대상지역이 보유한 자원의 어메니티가 높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물론 세계 최대규모인 33km방조제는 국제적인 관광명소로서 새만금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방조제의 숭상이 어려워 경관도로로서의 매력이 저하될시 새만금 지역의 유인력은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다. 시장성은 어떠한가? 교통망은 괄목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대규모 수도권 시장으로부터의 접근은 부담스럽고 외국인 유치여건도 상대적으로 유리하지 않다. 현 상황에서 주요수요는 일상권 관광레저 수요로 봐야 하는데 규모가 제한적이며 수요의 주말 집중성을 피하기가 어렵다.

이와 같이 새만금 지역의 자원성과 시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규모 테마파크 등 방문객의 이용수입에 의존하는 관광사업의 추진은 가급적 억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사업성의 검증이 어려운 테마파크 사업이 새만금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관광견본시나 컨벤션 센터 등의 조성은 지역배후 인프라의 미비, 관련 산업의 미성장, 타지역의 선점효과 등을 감안할 때 우선적으로 추진되기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만금 지역의 관광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새만금 지역의 주요경쟁력은 대량토지확보의 용이성에 있다고 본다. 공유지인 관계로 토지확보의 절차가 단순하고, 대부분 평지이기 때문에 토지조성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새만금은 토지개발 중심의 관광개발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데, 토지개발 중심 관광개발의 주요 아이템으로 골프장, 스포츠 파크 및 공원 등을 들 수 있다. 골프장의 경우 전반적인 골프수요의 지속적인 증가 및 골프장 건설부지의 제약 등을 감안할 때 새만금 지역 골프장 개발이 확보할 수 있는 수요는 단기적으로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과수요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지방공기업 및 일반기업체의 골프장 건설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과수요의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의 골프장 과공급 현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데, 새만금의 경우 유보지 확보 등 탄력적 접근이 요구된다. 한편 스포츠 파크 및 공원 등 공적 관광시설이 적극 유치돼야 한다. 이러한 시설은 녹지공간의 확보가 전제되기 때문에 지역의 어메니티 제고에 기여할 뿐 아니라 대량 방문객을 유치해 지역내 타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한편, 공적관광 시설의 유치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국민적 보상의 성격도 가질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와 함께 지역 활성화의 수단으로 관광개발이 강조돼 왔으나 성공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냉철한 전략의 개발보다는 기대와 의욕이 앞섰기 때문이다. 새만금의 경우 합리적인 전략의 수립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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