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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white@lottetours.com
롯데관광개발주식회사 본부장/상무이사


문화관광부는 1월28일자로 한국관광공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조건부로 허가했다. 국가적 차원의 관심 때문일까? 최근 카지노 딜러는 최고 상한가다. 제주도 내 8개 카지노 영업장은 딜러를 구하지 못해 큰 고민에 빠져있다.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 코리아(주)가 1월말 서울 강남영업장을 개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 강북, 부산 등 3곳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문을 열기 위해 딜러를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이런 일련의 정책 변화는 아시아 카지노 시장 변화에 발맞춘 행동이다. 아시아 카지노 산업의 메카 마카오가 3년 전 독점체재로 운영해온 카지노 산업을 전면 개방해 대규모 자본과 관광객을 끌어들이자, 대표적인 윤리국가를 표방해온 싱가포르도 카지노 설립을 허가키로 했으며 카지노의 도박성을 이유로 카지노를 합법화하지 않고 있는 일본과 태국도 경제 부흥과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카지노를 허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카지노 성공 국가인 마카오는 카지노 산업이 외화 증가와 관광객 및 투자 유치 등 ‘1석 3조’의 효과를 이끌어내면서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마카오 경제 성장에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카오의 학교, 병원, 도로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은 슬롯머신과 룰렛테이블로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마카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12월 한 달 동안 150만명이 마카오를 방문했으며 국내총생산은 2004년에 지난해 대비 28% 증가하였고 이 중 관광수입은 같은 기간 408억8,480만 파타카(PTC)에서 587억 4,980만 파타카로 43.7% 급증했다. 마카오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매출액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수년 내 라스베이거스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도박산업이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40% 남짓, 1인당 국내총생산의 증가도 24.7%나 된다. 그야말로 ‘카지노 특수’란 분석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13개에 이르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인근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이다. 그러나 경영 실적은 꼴찌다. 또한 대부분의 외국인 카지노는 일본고객이 56~68%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로 미루어 볼 때 일본에 카지노가 설립될 경우의 파급효과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카지노 산업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카지노 산업이지만, 관광산업에서 카지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카지노가 박람회, 전시회 등과 연계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는 학계의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신규 허가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컨벤션 산업의 중심지이자 가족단위 오락 휴양지다. 연간 3600만명의 관광객 중 90%이상은 게임을 주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이벤트 또는 다양한 음식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다. 미국의 카지노 산업은 가족단위 오락 휴양지의 색채가 짙어 누구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도 비즈니스와 관광이 조합된 종착지(destination)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2006년 카지노 사업장은 테마파크, 쇼핑몰, 온천장, 극장, 레스토랑 등 각종 시설을 도입하여 가족 지향적인 대형 리조트 공간으로 이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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