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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우 jwbyun@khu.ac.kr
경희대 교수
관광정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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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한국관광의 시즌이 시작됐다.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스키장을 찾는 인파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에서 이를 실감한다. 젊은 세대들은 이제 스키가 아닌 스노보드(Snowboard)를 타기 위해 스키장을 찾는다. 스키를 타는 세대는 자연스레 구세대로 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동계 스키시즌이 되면 강원도의 리조트 및 관련 관광사업체들에게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업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매년 동·하절기마다 강원도를 간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가족여행으로 강원도를 갔다. 무슨 연고가 있어서라기보다 가족들이 원해서 가는 것이다.

강원도에서 젊은 가족들을 위해 진부 스키장을 찾았고, 나이든 가족들을 위해선 속초의 먹거리, 금강산 초입에 있는 유서 깊은 건봉사, 그리고 화진포 등의 관광지를 찾는다. 매년 오는 곳이지만 또다시 가고 싶다는 집안의 어른들 때문에 방문하는 곳이 화진포다. 가기전날 많은 눈이 영동지역에 내려서 그야말로 순백의 자연 세상이 뒤덮고 있는 경치가 무척이나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스키장은 이전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동남아에서 눈을 보기 위해, 또 스키를 타기 위해 온 외국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들도 외국인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국내 관광객들의 태도가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이런 환경들을 볼 때 우리 관광산업도 점점 국제적인 수용태세가 우리 국민들의 심적 포용 속에서 가능하게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대충의 짐작이지만 지난해보다도 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스키장을 찾은 것을 볼 때 매우 고무적이다. 진부스키장이 이 정도니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있는 스키장들은 더 많은 관광객들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리프트를 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도 지난해보다도 더 길어진 것 같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상급자용 리프트에서는 많이 기다리지 않고 쉽게 탔는데 올해는 그것도 통하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반면 건봉사와 화진포에는 많은 가족단위, 그리고 나이 드신 세대의 관광객들로 가득 차있다. 잘 정비된 관광지, 그리고 안내표지판, 주차장 시설들, 이전에 정리되지 않아 개방하지 않았던 이승만대통령의 별장, 김일성주석의 별장이라는 곳 등을 통해 가족들은 지난 역사 속으로 잠시 돌아가 젊은 세대들에게 과거의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준다. 전쟁과 어려움, 이산가족 등 그러면서 지난 세월 속에 있는 자신들을 가끔 발견하는 것 같은 눈치다. ‘관광’이라는 것도 이제 세대별, 목적별로 분류되는 시장으로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이곳 화진포는 이제 가족관광객, 그리고 연령층이 높으신 세대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젊었을 때 왔던 곳을 돌아보는 관광지가 돼버린 것 같다.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젊은 세대들에게 아버지, 엄마의 추억들을 들려주는 곳이 돼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주 찾는 곳이다 보니 우리 젊은 가족들은 이제 문화재 해설사와 같이 그곳에 대한 내용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며, 나름대로 관광지를 볼 수 있는 안목들도 높아지는 것 같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내나라 관광지에 대한 인식의 도가 높아지는 것을 몸소 느낀다. 이제 우리의 관광지들도 문화적, 자연적, 역사적 부분 등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관광객 취향에 맞추는 전략들이 필요한 시대가 돼버렸다. 며칠 전 강원도 내륙 모군에서 관광객들이 군내 관광안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아 안내표지판을 포함한 관광안내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한다고 자문을 요청해왔다. 이제 우리나라 관광지도 관광객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관광객을 위한 관광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올바른 관광안내체계를 구축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편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광지마다 그 관광지를 선호하는 세대에 맞게 관광지를 개발, 운영하는 등 철저한 준비와 운영 태도들이 점점 우리의 관광지를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꾸준한 지속적으로 이뤄져 관광한국의 선진화에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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