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휴식을 겸하는 관광으로 각광받는 크루즈선은 세계적으로 350여척에 달하며 한 해 수익은 23조, 연간 이용객은 1300만명에 달한다. 이미 대중적인 여행수단으로 발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루즈 관광은 국가간 장벽을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 때문에 그 영역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다. 북미 카리브해 연안과 알래스카, 유럽 지중해 지역이 중심이던 크루즈 여행은 업체간 과다 경쟁 끝에 아마존과 남극, 동남아 등 새로운 관광 노선 개척을 가져오고 있다. 세계 크루즈 시장은 매년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성장잠재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동북아 지역을 포함한 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독특한 관광목적지로서의 지리적·입지적 조건이 양호하여 새로운 관광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휴식과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 크루즈 관광은 여객선 자체가 휴식처이며 관광지이다. 크루즈 선박은 수영장, 헬스장, 도서관, 공연장, 병원 등은 기본이고 노래방, 술집, 오락실 등 유흥시설도 갖추고 있는 이른바 작은 사회이다.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기차나 버스, 비행기를 번거롭게 갈아타거나 호텔을 옮길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크루즈 내의 시설들과 프로그램을 즐기는 동안 어느 새 새로운 기항지에 도착한다. 선내 시설은 웬만한 호텔을 능가하며, 밤낮 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크루즈 관광은 비단 관광객들만의 즐거움은 아니다. 관광 산업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크루즈선이 기항하는 항구는 항만 이용료를 비롯해 선박용품, 관광지 입장료, 관광객 기념품 등 다양한 부분에서 수익을 남긴다. 일본 요코하마항은 크루즈선 1척이 입항할 때 2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일본은 민관 합동의 크루즈선 유치 협의회를 구성,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찾는 크루즈선은 많지 않다. 크루즈 전용 부두가 없고 중국, 일본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항에 기항하는 크루즈선은 대부분 소형이고 퀸엘리자베스 2호, 래디슨 세븐시즈 마리너호 등의 대형 선박은 중국, 일본만 기항한다.

국내에도 본격적인 해양 크루즈 관광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 부산항에 크루즈 전용부두 및 전용터미널이 금년 중 완공예정이다. 단순한 물류 중심의 운영에서 항구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매력적인 동양의 역사 문화과 함께 크루즈 관광상품의 충분한 잠재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위치적으로 많은 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평양의 진입로라는 이점을 살리고 주위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낼 수 있는 루트가 상당수 존재한다. 이러한 이점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크루즈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터미널 시설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싱가포르의 경우 최근 항공 터미널과 유사한 매우 쾌적한 크루즈 전용 터미널을 건설하고 외국의 크루즈 선을 유치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루즈 기반 시설의 확충, 관련 법제도의 개선, 크루즈 연계상품의 충분한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이 멋진 기항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백현 white@lottetou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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