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
이훈
hoon2@hanyang.ac.kr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

지난 10년간 문화관광부의 여러 정책들 중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문화관광축제 지정제도’이다. 이 제도는 90년대 중반부터 효과적으로 운영되면서 우리 지역축제의 중흥기를 맞이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2004년에만 30여개의 지정축제에 다녀간 방문객이 약 2280만 명에 이르고, 약 8,352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그동안 수행된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수 조원의 비용을 사용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들이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문화관광축제 제도는 매년 24억에서 30억 정도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전국의 약 770개 이상의 축제를 개발하거나 복원하도록 촉진했고, 지역관광의 콘텐츠를 생산토록 만들었으며,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효과를 창출해 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평가시스템과 인센티브제도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잘 하고 있는 축제를 찾아내 국가지정 축제라는 브랜드를 주고 약간의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통해 ‘선평가 후지원’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것은 초기 제안서만 잘 만들어 지원을 받고, 이 후에는 관리되지 않는 다른 정책들과 차별화된 방안이다. 또한 지정된 축제는 최우수, 우수, 유망 및 예비로 평가등급을 나누어 축제 간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유도했다. 새로운 축제들도 일정한 수준에 오르기 위해 평가시스템에 맞춰 정보와 안내체계, 접근성, 편의시설,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자 서로 경쟁하게 됐다.

1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런 성공적 결과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축제를 세계적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창조적 비판과 재구성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평가시스템은 일정한 수준까지 서비스품질을 높이는 데 충분히 가치를 발휘하였지만 단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평가체계 내에서만 잘 구성된 전략적 축제가 좋은 평가를 받거나, 축제 간 특성화가 이루어지기보다는 평가시스템에 맞추어 표준화 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평가시스템은 여기까지 제몫을 다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새로운 컨설팅 체제로 전환하여야 한다. 각 축제의 장점과 매력성을 이끌어내고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맞춤형으로 풀어가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컨설팅시스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각 축제들의 공통적이거나 차별적인 문제들에 대한 조사, 컨설팅 영역정리, 분야별 컨설팅 인력체계구성, 컨설팅 네트워크구성, 중앙과 지역의 컨설팅 협력체계 모형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컨설팅 체제 실행을 위한 조직과 실행 지원체계를 개발하여 직접 지역축제에 들어가서 필요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현재는 우리의 앞선 IT산업과 한류문화가 한국을 이끌고 있다. 지금같이 발전한다면 ‘한국축제’도 세계적 브랜드와 명품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미래를 위해 우리축제에 대한 지원과 노력이 지속되고 새로운 시스템이 결합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