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의 노리다케 공원은 생산시설의 흔적이 명소로 변하여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는 사례이다. 노리다케사는 우리나라의 주부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명품 식기 제조회사로 연간매출이 1,200억엔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1904년 회사 설립초기단계에는 유리그릇과 도지기를 주로 생산했으나 최근에는 치아 및 헬멧 등 특수소재 전문생산기업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세계적인 요업전문업체가 공원조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0년대 초이다. 노리다케사의 공장이 위치해 있던 부지가 텅비게 되었다. 싼지가 및 인건비를 찾아 1970년부터 서서히 공장시설이 스리랑카, 필리핀 및 큐슈 등지로 이전하면서 15,000평에 달하는 땅이 남게 되었다. 나고야시 중심부에 있는 부지의 부동산가치는 매우 높았다. 신칸센 나고야역 역세권 안에 있었기에 상업시설 조성시 대규모 수익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리다케사는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에 돌아올 득을 생각했다. 부지의 공원화를 결정하였고 이를 통한 회사의 이미지 제고 및 홍보효과를 염두에 뒀는데 이러한 생각은 유효했다. 2001년 개장이후 공원을 찾는 연간 60만명의 방문객에게 노리다케의 기업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노리다케 공원은 방문객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도심에서의 쾌적한 녹색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는데 조경적 가치가 높다. 나무숲, 잔디밭, 오솔길 등이 너무 아름다워 스케치 여행의 대표적인 대상지가 되고 있다. 공원의 아름다움과 도시발전에 대한 기여도 때문에 많은 상을 수상하게 했다. 나고야시 도시경관상, 도시공원상 및 녹색도시상 등은 노리다케공원이 수상한 대표적인 상이다.

한편, 공원에 들어선 방문객은 노리다케사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공원내에는 산업현장의 흔적이 보존되고 있다. 도자기를 굽기 위한 45m 짜리 대형굴뚝 및 초기의 가마가 원형 보존되고 있어 방문객들은 노리다케사의 과거를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역사관, 쇼룸, 노리다케 쇼핑센타에서는 노리다케사의 역사가 소개되고 제품이 전시되고 판매된다. 물론 도자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노리다케 공원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도 컸다. 공원조성계획의 발표가 있자 시민들은 공원에 심을 나무의 구입을 위한 펀드를 조성했다. 공원의 많은 나무들이 시민들이 모은 펀드에 의해 구입되었기에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애착 및 자부심은 남다르다. 공원조성을 위한 시민들의 사랑을 노리다케 공원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펀드조성에 기여한 시민들의 이름을 노리다케사가 구은 접시에 새겨 벽돌벽에 전시하고 있는데 이곳 또한 볼거리이다.

나고야시는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축조한 나고야성이 있는 역사적인 도시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대부분의 문화유산이 파괴돼 이렇다할 관광명소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고야시에서 노리다케 공원의 가치는 더욱 크다. 노리다케사는 공원의 시설보완 및 운영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원개장과 함께 노리다케사의 임무가 끝난 것이 아니라 공원이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아야 노리다케사도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부대 및 공장시설의 이전 등으로 도심에 새로운 공터가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쉽게 돈이 되는 택지나 상가시설을 유치하는 쪽으로 개발의 방향이 결정되고 있다. 눈앞에 이익보다는 앞을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혜안이 필요할 때이다. 지역민이나 방문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할 관광명소를 구상해 보는 것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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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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