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흔히들 선진국은 관광대국이라고 한다. 관광쪽에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과연 이 말은 맞는 말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어떤 의미인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은 영어로 advanced countries라고 쓰기도 하고 developed countries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전에서는 “매우 애매하고 막연하게 사용되는 용어”(네이버 백과사전)라면서 이 말은 쓰는 측면의 다양성 때문에 단일한 개념으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한다. 다만 역사적으로는 영국, 프랑스와 같은 1차 산업혁명국을 2차 산업혁명국인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빗대어 상대적으로 이르는 말이었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을 뿐이다.

한편 국가경쟁력 관점에서 국제경쟁력 연구원(The Institute for Policy strategy on National Competitiveness)은 국가구분을 선진국과 준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자원중심국 등 5단계로 나누어 보고 있다. 이러한 분류에 따라 전세계 68개국을 검토한 결과, 선진국군은 미국 등을 포함한 22개국, 준선진국은 한국을 비롯한 9개국, 개발도상국은 중국 등 22개국, 후진국 9개국, 자원중심국은 6개국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세계관광기구(WTO) 통계상의 인바운드 숫자와 수입부문에서 15위까지를 비교해 보았다.

이에 따라 선진국 22개국 중 인바운드 숫자 15위 이내의 국가는 8개국(36%), 준선진국에서는 2개국(22.2%), 개도국에서는 4개국(18%), 후진국에서는 우크라이나 1개국(11%), 자원중심국에는 한 나라도 없었다. 이런 결과를 두고 선진국은 관광대국인가의 문제는 통계적으로 두 개념 사이에 특별히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어 보인다. 다만 선진국의 경우 외래객을 통한 관광수입 15개국 내 네델란드와 스위스 2개국이 추가되면서 전체 선진국 중 45%가 인바운드 상위국으로 나타나 일정한 개연성만큼은 확인된다고 하겠다.

이런 얘기를 굳이 이렇게까지 따져 보는 것은 선진국이 되면 관광대국이 될 수 있는지, 관광대국이 되면 선진국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은 점도 있었다.

어쨌든 통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관념적으로 관광발전을 통해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도달할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은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 일본이 재작년에 보여준 관광발전 모델 개발은 “살아서 좋은, 방문해서 좋은 국가”라는 개념이었다. 당시 이 모델은 우리나라의 향후 관광발전 모델개발에 큰 힌트가 된다고 보여졌다. 2만불 시대의 관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대해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러한 방향성은 이후 관광의 시각을 넓혀 생활환경의 쾌적성(amenity)제고와 지방의 관광환경 개선 쪽의 시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런 일의 특성은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이란 개념에서 볼 때 단순히 경제대국을 선진국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경제발전과 함께 문화적 전통, 폭넓은 의미에서 국민의 문화의식이 높은 나라를 칭하는 의미로 쓰여진다. 이런 측면에서 선진국으로 또는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은 결코 짧은 시간 내에 질러 갈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의 국제관광의 위기는 일부 환율문제가 작동하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론 구조적 문제에 기인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진단은 일찍 나왔지만 욘사마 효과 등 한류로 인한 착시 현상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선 단기적인 미봉책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성급히 무언가를 할수록 생각지 못한 부정적 외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때는 그저 기본을 다지며 앞으로 향해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게 답이다.

우리가 높은 문화의식으로 깨끗하고, 매력있고, 안전하게 우리사회와 환경을 꾸며나가면 결국 살기에 좋은 것이고 그러면 관광객은 오게 되어 있다. 그리하면 선진국도 되고 자연스럽게 관광대국도 되는 것이 아닐까. 숨을 고르고 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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