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white@lottetours.com
롯데관광개발주식회사 본부장/상무이사

최근 들어 전세계는 물론이고 국내에도 저가항공 시장에 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한성항공이 청주-제주 간 취항을 시작하면서 저가 항공 시대가 열렸다. 또 한성항공 외에도 제주에어가 올해 6월 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가 항공 산업은 이제야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수준이지만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다양한 저가 항공사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항공업계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북미의 저가 항공 시장은 그 동안 사우스웨스트와 제트블루가 주도하고 있었다. 두 회사는 지난 2002년 대부분의 항공사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기도 했다.
저가항공사의 대명사인 사우스웨스트는 미국에서 7번째로 큰 항공사에 꼽힌다. 미국 저가 항공 시장 규모인 120억달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항공기 429대를 보유하고 있고, 61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2005년 기준). 하루 비행 횟수만 2700회에 달한다.

사우스웨스트는 인적 서비스에 대해서도 기존 항공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비행기 이륙 시간에 승무원이 설명하는 비상탈출요령에 고객들이 귀 기울이지 않은 점을 알고 최신 유행 가요에 비상탈출 요령을 개사해 부르는 등 사소한 것에 까지 신경을 쓰는 고객 감동 서비스를 늘 창출해낸다. 미국에서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는 고객 불만이 가장 적은 항공사, 30년간 사고가 한건도 없었던 항공사, 시간을 잘 지키는 항공사, 짐 분실이 없는 항공사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저가 항공이 단순히 기존 항공의 수요를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운임항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항공에 대한 모든 상식을 뒤엎어야 한다. 비행기는 고급스럽고 편리한 서비스를 받으면서 탄다는 것이 상식이 되어왔지만 저가항공은 이 상식을 과감히 깨트린다. 기내식이 없는 것은 당연하며 수화물도 공짜로 싣지 못한다. 기내식을 먹고 싶으면 기내에서 비싸게 사서 먹어야 하며 예약은 전화없이 인터넷으로만 받으며 복잡한 자리배정은 하지도 않는다. 그냥 먼저 타는 사람이 아무데나 앉는 방식이며 심지어 보험료도 옵션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운임 항공이 주목 받는 것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지방공항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곳곳에는 훌륭한 시설의 지방공항들이 들어서 있지만 취항하는 항공사가 없어 파리를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 공항에 저운임 항공사가 들어온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무리 지방공항이라도 저가 항공사가 취항을 하기 시작하고, 그 공항에서 가까운 도시로 이어지는 버스나 철도가 생기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저운임 항공이 제대로 뿌리내린다면 항공 서비스의 다양화, 지방공항의 활성화, 국제선 좌석수 확대라는 여러 가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어와 한성항공이 기존 대형항공의 아성에서 벗어나 철저한 차별화를 통해 국내선, 국제선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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