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장강 삼협이다. 총 길이 6300km, 700개의 지류가 흘러드는 장강은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장강 협곡의 고즈넉한 정취를 가장 확실하게 감상하는 방법은 강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 바로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장강에는 하루에도 수백 척의 유람선이 강을 따라 흐르고 또 거슬러 오르고 있다.



-길 위에 서면 또 다른 여행이…

만리장성 이후 중국 최대의 공사로 꼽히고 있는 삼협댐을 기점으로 장강 여행을 시작했다. 장강 삼협의 코스로는 우한(무한)에서 충칭(중경)으로 7박8일간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과 이창(의창)에서 충칭으로 올라가는 4박5일, 충칭에서 이창으로 강을 따라 내려오는 3박4일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일정 중 우리 일행은 이창에서 충칭까지 거꾸로 올라가는 4박5일 일정에 합류했다.

장강은 충칭에서 상하이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젖줄이자 3억이 넘는 중국인들의 생의 터전이기도 하다. 섬진강 줄기처럼 고요할 줄 알았던 장강은 거친 물결은 물론 웅대하다 못해 장엄한 모습으로 이방인을 맞는다.

이창공항에서 삼협댐까지 버스로 한 시간 가량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 장자지에, 황산만이 그 이름값 하는 줄 알았더니 이곳에 오니 이름 모를 산들이 그만큼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구나. 누워있는 모택동 바위를 보며 중국인의 위트에 다시 한 번 놀란다. 구름을 이불인양 덥고 누운 모택동 바위는 실물을 그대로 연상시킨다.

장강 삼협만 생각하고 떠난 여정, 그 길 위에서 예상치 못했던 자연과의 조우에 여행은 시작도 하기 전에 절반의 만족을 가져다준다.

-삼협댐, 만리장성의 저력 엿보다

삼협댐에 서면 만리장성을 쌓아올린 중국인의 저력을 만날 수 있다. 제방길이가 2309m에 이르고, 높이는 해발 185m, 저수량은 393억톤 등 수치상으로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장강의 수위는 댐이 완성되는 2009년까지 단계별로 185m까지 올라간다.

많은 중국인들이 세계 최대의 댐을 직접 보기 위해 빨간 모자 하나씩 머리에 쓰고 단체 관광을 오는 모습이 자못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수위를 조절하며 대형 유람선이 댐을 통과하는 과정이 장관을 이룬다. 1만톤급 유람선이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써는 세계 최대 갑문 중 하나. 우리 일행은 국내선 연착으로 이 재미를 놓쳤지만, 갑판에 나와 대형 체인을 이용, 갑문을 여닫고 물을 채우는 과정을 지켜보며 관광객들은 너나없이 사진 촬영에 푹 빠진다고.

그러나 삼협댐 공사로 적잖은 역사적 유물이 물에 잠겨 아쉽다. 제갈량의 적벽대전과 유비가 숨을 거둔 백제성 등 숱한 역사 유적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댐 완공 후 수위가 80~100m 상승하더라도 협곡의 높이는 600~1300m여서 웅대한 자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나마 위안을 준다.



-리버크루즈,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실 이번 여행은 장강삼협보다 크루즈 자체에 목적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강에는 하루에도 수백 척의 유람선이 운항되지만 이 중 가장 부러움을 받고 있는 ‘바이킹 리버 크루즈’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리버크루즈는 바다를 운항하는 오션 크루즈와는 사뭇 달랐다. 매일 짐을 꾸릴 번거로움이 없고, 또 모든 선원들로부터 귀빈 대접을 받는 점, 쉴 새 없이 즐길거리가 제공된다는 점 등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 등의 격식과 화려한 카지노의 밤, 그러한 인위적인 것들이 없다. 장강삼협 바이킹 크루즈는 그야말로 짧은 시간동안 자연을 벗 삼아, 고급스러운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인 셈이다.

또 크루즈에 대한 환상을 유럽, 지중해 등지가 아닌 중국이라는 가까운 곳에 체험할 수 있는 것 역시 더없는 기회다. 최고급 요리를 맘껏 먹을 수 있는 크루즈에서의 저녁 만찬은 가히 환상적이다.

바이킹은 장강을 운항중인 크루즈 가운데 가장 고급스러운 유람선이다. ‘최고급’ 크루즈를 탄다는 것은 말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바이킹은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끌벅적한 중국다운 맛(?)은 없지만, 유럽에 온 듯 차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이다.

특히 서비스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 바이킹의 서비스는 유럽식 까다움에 중국인의 수수한 미소가 더해져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배에서 며칠을 함께 보내는 동안 관광객과 선원들은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며 좋은 친구가 된다. 오죽하면 크루즈를 떠나며 사람들은 정든 집을 두고 이사 가는 기분이라고까지 말할까.

-바이킹 센츄리 스카이호

우리가 탄 바이킹 크루즈의 정식 명칭은 ‘바이킹 센츄리 스카이호’. 센츄리호는 5성급 디럭스 유람선으로 2004년부터 운항돼 새 집에 온 듯 깨끗한 내부가 인상 깊다. 일반 객실은 오션 크루즈보다도 널찍하며, 창밖으로 베란다가 있어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승객정원은 306명, 승무원은 168명 정도. 총 5층 규모의 유람선은 153개의 객실과 함께 관망 라운지와 바, 사우나, 비즈니스 센터, 선 덕(sun deck), 독서·게임룸, 상점, 휘트니스, 뷰티살롱, 맛사지숍, 인터넷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 가는 방법 |

장강 삼협에 가기 위해서는 국제선을 이용해 충칭, 우한 등에 도착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주 월, 금요일 주 2회 인천-충칭 간을 운항 중이며, 대한항공이 목, 일요일 주 2회 인천-우한 구간에 취항한다. 충칭에서는 시 인근에 크루즈 선착장이 있어 이동 거리가 짧지만, 우한의 경우 이창까지 버스로 3시간가량을 이동한다. 경유편 이용시에는 상하이나 베이징에 도착 후 동방항공, 상해항공 등으로 갈아탄다.


취재협조=투어 마케팅 코리아
(바이킹 리버 크루즈 한국 총판)02-732-9996
장강삼협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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